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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월간 판타스틱...... 드디어, All you Zombies를 읽다.

by kaonic 2008.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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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매달 받아보는 잡지가 만화잡지를 포함해 십여권에 달한 적도 있었다. 있는 돈 없는 돈 모두 끌어모아 장르(소설이 아닌 취미적 관점의)잡지, 만화잡지의 전성시대를 건너뛰면서 어느 순간 잡지라는 걸 읽지 않게 된 즈음, "판타스틱"이 등장했다. 온갖 기우 끝에 창간된 잡지는 오랜 SF팬덤들의 염원에 빛을 밝혔다. 슬금슬금 잡지의 인지도가 올라가더니 급기야는 최근 트랜드의 중심에 자리잡게 된 것이다.

이른바 "시크하면서 무심한 당신"을 만들어주는 아이템 중 하나가 되었다. 신사동 가로수길의 카페에서, 홍대앞 거리의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압구정 로데오 거리의 카페(절대로 스타벅스나 커피빈 등의 커피 체인점은 포함시키지 않는다.)에서 차 한 잔 앞에 두고 무심한 표정으로 판타스틱을 읽는 당신. 바로 무심한듯 시크한 트랜드 세터로 분류된다. 그런 당신들은 SF팬덤계에서는 알아주지 않는다. 그건 유행과도 같은 하나의 흐름에 불과할 뿐이므로, 하지만 실망할 필요 없다. 당신들이 판타스틱을 통해 얻은 정보에 푸욱 빠져 스스로 책을 찾아 읽기 시작하는 순간, SF팬덤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는 것이다. 팬덤? 별거 아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습득이 바로 팬덤을 만들어낸다.

아아, 사실 이런 이야기를 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할일도 많아 시간이 모자라는 상황에서 이렇게 소모적 시간낭비로써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일전에 소개한 바 있는 로버트 하인라인 Robert A. Heinlein의 All you Zombies 덕분이다.

번역되길 고대하던, 혹은 본인의 영어실력이 일취월장하여 영어로 된 책을 술술 읽을 수 있는 그날이 와서 원문그대로 술술 읽고 확실히 이해할 수 있기를 고대하던, 이 작품이 드디어 판타스틱 2008년 4월 호에 이다혜씨의 번역으로 "너희 좀비들"이라는 제목으로 지면에 실렸다. 책을 뒤늦게 주문해서 받아본 관계로 오늘에야 출근길에 이 작품을 읽을 수 있었다. 감상은? 상상력의 부재인지, 고정된 상상의 폐단인건지, 예전에 제대로 읽지도 못하고 줄거리만 겨우 짜맞춰서 소개한 그대로의 느낌을 받았다.

추가되는 감정이라면 빙빙도는 자가당착 순환계의 외로움과 함께,
 보다 확실히 이야기의 감정 흐름을 따라갈 수 있었다는 정도?

결과적으로 하려던 말보다 곁다리가 더 길어진 뻘쭘한 사태에 봉착하여 뭐라도 써야 하지 않을까 싶은 강박관념적 증상에 시달리며, 계속 키보드를 두드리곤 있지만, 이 문장 조차 어떻게 끝내야 할지 난감하여, 계속 이어지기만하니 등에서 땀이 송글송글 맺혀지는 소리가 날 지경에 이르러 결국, 커다란 한숨과 함께 이걸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