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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식탐

정말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광화문 커피스트

by kaonic 2007.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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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9일 화창한 토요일, 여전히 나는 휴일의 잠에 취해 지각을 하고 말았다. 한참을 늦어진 약속시간에도 약간 투덜거렸으며 어느 정도 삐졌지만, 믿음직스럽게 기다려준 그녀는 미술관에 들렀다가 커피스트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화난 그녀의 마음을 진정시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정말 진땀을 뺐지만, 그래도 사랑으로 마음을 풀어주었으니 감사하다. 어쨌든, 그 덕분에 카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커피 맛을 알 수 있다면 당장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만 한 그 곳, "커피스트"에서 진한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는 것은 다행스럽다고 해야 할런지..... 뭐라 표현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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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기다려서 등장한 커피 (이곳은 커피가 좀~ 늦게 나오는 것이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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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한 주제에 뭘 마시려 하느냐고 구박하는 손

언제나 커피 콩을 직접 볶아서 커피를 내려 주는지, 앉아있는 내내 커피 콩을 볶는 향긋한 냄새가 온 카페 안을 떠돌아 다녔다. 잘 볶아져서 빠른 시간 내에 드립한 진한 커피는 입 안에서 향이 돌고, 식도을 부드럽게 쓰다듬 듯 위장으로 그렇게 흘러들어간다. 무엇보다 좋은 건 그 맛있는 커피를 리필해서 마실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비록 생각하던 커피 값 치곤, 비싼 가격(어디까지나 자의적 기준)이였지만 그 정도의 값어치는 훌륭하게 해낸다는 생각에 돈 아깝지 않은 흔쾌한 마음으로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그날 이후 커피 생각과 함께 가끔 떠오르는 집이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같이 가자고 입 밖에 꺼내지 않는 것은 게으름 때문인가. 얇은 지갑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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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웃음을 보여준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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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또한 아기자기 한 맛이 잘 살아있으며, 봄이나 가을에는 바깥 쪽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기에 좋다. 사진에는 없지만, 구석에 책장이 구비되어 있어, 요리관련 만화책이 잔뜩 자리잡고 있다. 향긋한 커피를 마시며 만화책을 집어들고 읽다보면, 한 두 시간은 의식할 새도 없이 흘러간다.

커피스트는 광화문 성곡 미술관 앞에 위치하고 있다. 씨네큐브 건너편 미로 스페이스 바로 옆 골목으로 쭉 들어가면 보인다. 자세한 위치는 검색하거나, 성곡 미술관 홈페이지를 참조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