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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식탐/여행을 가다

데이트하다 갈데가 없으면, 남산 N서울타워

by kaonic 2007.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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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는 도쿄타워가 있고, 서울에는 서울타워가 있다. 예전에는 남산타워라고 불렸다. 서울하늘 아래 가장 높은 위치를 차지한 서울타워는 1969년 TV와 라디오 방송을 수도권에 송출하기 위해 한국 최초의 종합 전파탑으로 세워졌다. 전파탑에는 KBS, MBC, SBS TV와 FM 송신안테나를 비롯해 PBC, TBS, CBS, BBS FM 송신 안테나 등이 설치되어 있으며, 전국 가청 인구의 48%가 이 전파탑을 통하여 방송을 시청하고 있었다. 현재에는 케이블 TV나 위성 TV의 등장으로 그 점유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남산타워는 1980년 일반인에게 공개된 이후 남산의 살아있는 자연과 함께 서울시민의 휴식공간이자 외국인의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2000년 YTN에서 남산타워를 인수 한 후 시설혁신을 거쳐, 2005년 YCN-CJ 서울타워 리노베이션 계약에 의해 2005년 4월에 잠시 문을 닫고 전면 개설공사를 진행했다. 2005년 12월 N서울타워로 이름을 변경해서 다시 공개되었다.
N서울타워를 찾아가는 길을 모른다면, 이곳을 클릭해서 참조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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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상업적 공간으로 변신한 N서울타워는 그 이용요금도 생각하기에 따라 무척 비싼 편이다. 앞뒤 전부 안 따지고, "승강기 한 번 타고 오르락 내리락 하는데 돈을 받는다니!"라고 생각하면 엄청나게 큰 돈이다.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에 비하면 싼 편이지만, 쉽게 드나들기엔 좀 비싼 편이다. 아이들을 위한 자연조형 체험놀이가 있는데, 입장료가 20000원이다. 데이트하는 사람들은 보통 거들떠보지 않지만, 나는 슬금슬금 다가가다가 애 취급 받았다. Orz...... 음식점이나 찻집도 높은 곳에 있어선지 지상(?)에 비해 조금 비싼 가격으로 판매한다. 그래도 편안하고 깔끔하게 꾸며진 로비는 돈 안 들이고 마음 껏 드나들 수 있다. 편안해 보이는 의자는 대부분 커플의 차지. 오호라. 커플천국. 솔로지옥의 현장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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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에서 내리면, 이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한다. 이 사진은 작년에 찍은 것인데, 올해는 언제 공사를 한 것인지 계단이 나무로 뒤덮여 있어서 훨씬 분위기 있는 계단으로 재탄생했지만, 역시나 가파른건 가파른 거다. 헐떡헐떡 오르다보면, 왼편에 있는 막걸리집이 유혹을 하기도......

전망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돈을 내고 승강기에 탑승해야 하는데, 성인 1인당 7000원의 돈을 받고 있다. 둘이가면 무려 14000원. 결국 좀더 높은 곳에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기 위해 14000원의 지출을 감당하기엔 소심하고도 소심한 얇은 지갑의 가난뱅이 인지라, 전망대는 오른 적이 없다. 게다가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서 이미 그 정도의 돈을 지불했으니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전망대에 오르려면2인당 28000원의 지출이 필요하다. 이 돈이면 분위기 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가서 폼나게 파스타를 돌돌 말아 먹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버스를 이용하면 조금 아낄 수 있다. 그래도 케이블카를 타는 것이 좀더 로맨틱하고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어짜피 승강기는 밖이 보이지도 않는 상황에서 위로 솟구치는 것이라서 별 느낌 없지만, 케이블카는 얘기가 다르다.

사실 N서울타워에 가면, 타워 안에서 노는 것 보다 시원한 맥주 한 캔 손에 들고 타워 주변을 천천히 거닐면서 전망을 구경하는 것이 훨씬 즐겁다. 물론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겨울에는 칼바람이 불어와 힘들겠지만, 여름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시원한 바람이 항상 불어오니 햇볕만 잘 피하면 무척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밤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바라보는 야경은 정말 제대로 멋지다.

일본의 3대 야경이라 칭송받던 나가사키의 야경 정도는 쨉도 안되게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다. 물론 서울을 바라보다보면, 계획이란 쥐뿔도 없이 대충대충 주먹구구식으로 건설하는 바람에 도시계획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모습이 느껴져 씁쓸하긴 하지만, 이런 중구난방한 전경이 오히려 야경에서는 굉장히 멋지게 빛난다.

여기서 우울한 것은 밤에 찾아 갔을 때는 카메라를 안 들고 갔었다는 사실. 사진을 찍으려고 신경쓰지 않다보니 더욱 풍경과 데이트를 잘~ 즐길 수 있었지만, 카메라가 없어서 멋진 야경을 담아내지 못한 것은 살짝 후회된다. 야경을 추천하면서 야경 사진이 없을 수 밖에 없는 사정이 무척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