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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enix 24mm f2.82

폭설 속 출근길 이렇게 엄청난 눈을 서울 하늘아래서 맞아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조차 희미하다. 친구들과의 추억을 맞춰보면 어린 시절에는 종종 눈이 이렇게 왔던 것이 분명하다. 쌓이고 또 쌓여 치우지 못한 눈들이 바닥에 눌려 삽으로 깨서 치우던 것이 생각난다. 요즘엔 지구온난화 때문인지, 뭣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한 겨울의 새하얀 서울바닥을 보는 것이 꽤 드물어졌다. 내심 아쉬어하던 차에 엄청난 폭설이 내려주시니 기쁘다고 해야 하나. 지금의 이 폭설조차 이상기후때문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그래도 좋다. 출근길이 고되고, 차들이 기어다니고, 눈을 치우느라 세금이 나가고, 집 앞 눈을 치우느라 고되겠지만 어찌되었든 즐겁다. 펑펑 내리는 눈에 휘감겨 길을 걷는 건 참 멋진 일이다. 2010. 1. 4.
북한산, 그리고 험상 궂은 큰 바위 얼굴 하늘이 너무나 푸르던 지난 토요일,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밝아오는 밖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한 동안 실의에 빠져 지내던 자신을 돌아보니 한심했다. 문득, 산에 가볼까 싶은 마음에 주섬주섬 챙겨 입고 길을 나섰다. 매미의 울음과 함께 맑은 물 흐르다 고이고, 다시 흐르는 계곡을 지날 때,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 등산로는 사람의 손이 닿아 계단으로 변모한 곳이 많다. 깊은 숲 한 가운데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나뭇잎 사이로 햇빛이 찬란하게 흔들린다. 숲을 빠져 나오니 어느새 저 멀리 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낮게 깔린 탁한 대기가 아쉽다. 어느새 정상이 다가오고, 파란 하늘 속에서 큰바위얼굴의 표정이 기분탓인지 오늘따라 험상궂게 보인다. 정상 부근에 다다르니 어디서 모인건지, 꽤 .. 2008. 9.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