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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2

실직신고서 백수가 되었다. 얼마만의 일인지 가물가물해서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게나 오랜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백수였던 적이 없다는 사실에 스스로도 놀라울 뿐이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삼십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백수가 되었다. 한 없이 망설이던 시간 속에서 그렇게나 속상해하며 고민했던 결단이다. 서운하고 아쉬워서 서럽게 흐느낄 것 같아 두려웠었다. 하지만 현실은 오히려 홀가분하다. 앞으로 얼마나 백수로 지내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대로 영영 취업전선에서 동떨어져 빌어먹고 살게 될까 두렵기도 하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이 모두 부질없게 느껴진다. 그토록 괴로워하며 몸 상해가며 노력한 모든 것들이 허무하다. 결국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 기댈 곳도 비빌 언덕도 없는 존재가 한 없이 가여울 따름이다. 스스로에 대.. 2008. 5. 30.
우스운 백수 어제부로 직장인에서 벗어나고 말았다. 자의도 타의도 아닌 상황 탓으로 돌리기엔 그간 너무 안일하게 살아왔음을 뼈져리게 느꼈다. 그럼에도 지금 회사(아직 회사라고 부를 수 있다면)에 앉아 일하고 있다. 이전부터 이어진 일을 백수의 신분으로 해치우고 있는 것이다. 마무리져야 할 몇 가지의 일들과 함께 조금이나마 돈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5월부터 이어져온 홍보물작업은 막바지에 이르러서도 된장같은 질퍽함으로 툭툭 끊기며 냄새를 풍기고 있다. 그나마 끝을 봐야 결제를 받을 수 있기에 잠시 버틸 수 있는 돈을 마련하고자 무직 상태로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퇴직금을 스스로 벌어가야 한다는 사실이 답답할 따름이다. 어쨌든, 새로운 직장을 알아보려면 포트폴리오도 준비해야 할테고, 사무실은 당분간 유지될테니 애매한 시간.. 2007.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