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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5

초현실의 하루 트위터도, 페이스북도 온통 지진과 방사능에 대한 걱정이다. 하루종일 반복되며 늘어가는 뉴스를 보면 한숨만 나온다. 지각이 이동하고, 방사능 오염에 대한 걱정과 루머가 떠도는 지금의 초현실 속에서 할 말을 찾기도 어렵다. 무어라 말을 쏟아내도 그저 궁색한 공포와 합리일 뿐이겠지. 잠에서 깨기 직전까지 꿈을 꾸었지만,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온 몸이 으스러지는 기분이었다. 그냥 기분 뿐이다. 몸은 몇 일 전보다도 상태가 좋아서 아주 쌩쌩하다. 그저 감각만이 남아서 안그래도 늦잠을 자, 오전에 해치우고자 한 일을 못 해치웠다는 자괴감과 섞여 찜찜한 하루를 열었을 뿐이다. 몇 일 전에는 컴퓨터가 갑자기 안 켜지기 시작했다. 여러가지 시도 끝에 겨우 부팅을 시켰는데, 화면엔 온통 잡다한 노이즈가 제 멋대로 날.. 2011. 3. 16.
일상에 소홀해 지고 있다구요. 최근 삶에 커다란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여, 여러모로 주변 환경과 함께 생각이 바뀌고 있다. 별 생각 없이 지내던 삶도 좋았지만, 더 나은 무언가를 생각하는 일도 꽤 즐겁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 공유하는 세상, 느긋한 세상을 어럼풋이 꿈꿔왔지만, 요즘처럼 진지하게 생각해 본 일은 없었다. 이전에도 많은 수입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예전의 절반도 안 되는 수입으로 살아가고 있다. 금전적 여유는 사라졌지만 가볍고 편안한 기분이다. 사회, 그러니까 공동체의 일원으로써 언제나 겪는 개별적 다름을 느끼고 있으며, 조직으로써 못 마땅한 점도 분명 존재한다. 일부는 일반적 사회의 그것 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소모하고 있다. 꿈을 꾼다는 것으로 그런 것들이 무시될 수 없다는 것도 충분히 느끼고 있다. 그.. 2009. 4. 12.
시리도록 아쉬운 시간의 기억들 몸을 휘감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높고 파아란 하늘을 보니 계절이 변화하는 것이 느껴진다. 낮에는 아직 덥지만 곧 차가운 가을바람이 불어오며 단풍이 물들테고, 낙엽도 지겠지. 그렇게 시간이 흘러 겨울이 찾아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여름을 그리워하게 되겠지. 겨울이 깊어가면서 한 해를 마감할테고, 올해도 여전히 한 해를 알차게 보낸 것 같지 않아 아쉬워하며 지난해에 세웠던 다짐을 반복하며 다음 해를 맞이할테지. 지독하게 반복되는 삶의 순환로에서 어떻게 분기점을 지나도 벗어날 길이 없음을 한탄하겠지만, 그래도 살아가는 일이 계속 힘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밑도 끝도 없는 믿음으로 생을 이어갈테지. 특별히 가을을 타는 건 아니지만, 계절이 변화하면 묘하게도 지나간 계절이 몸서리쳐지게 그리워질 때가 있다. 여름 끝자.. 2007. 9. 3.
기분좋게 깨어나 기지개를 편 순간이 얼마나 좋은지 기억하고 있니? 아침에 자연스럽게 눈이 떠져 이부자리 위에 앉아 조용히, 그리고 찌인하게 기지개를 편 순간이 그리워. 언제부터인지 그런 순간이 사라진 것 같아. 아침 햇살을 느끼지 못하는 반지하 공간에서 삶이 시작된 이후? 아냐. 그건 아닌 것 같아. 해가 떠오르면 은은히 산란하는 빛이 들어와 나름 아침의 분위기를 고요한 침묵 속에 맞이하게 만들어주거든. 언제부터 눈을 뜨고 기지개를 펴지 않은 건지 잘 모르겠어. 어느 순간, 숙면을 취하고 편안한 아침을 맞이할 수 없게 되버린 것 같아. 자연스럽게 눈을 뜨고 기지개를 펴던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어. 온 몸에 짜릿한 감각이 몰려오는 기분좋은 떨림. 아침에 눈 뜰 때는 이런 생각이 전혀 안 드는거 있지. 멍하게 잠에서 깨어, 멍하게 씻고, 멍하게 간단한 아침을 먹고, 지겨.. 2007. 8.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