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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2

시리도록 아쉬운 시간의 기억들 몸을 휘감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높고 파아란 하늘을 보니 계절이 변화하는 것이 느껴진다. 낮에는 아직 덥지만 곧 차가운 가을바람이 불어오며 단풍이 물들테고, 낙엽도 지겠지. 그렇게 시간이 흘러 겨울이 찾아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여름을 그리워하게 되겠지. 겨울이 깊어가면서 한 해를 마감할테고, 올해도 여전히 한 해를 알차게 보낸 것 같지 않아 아쉬워하며 지난해에 세웠던 다짐을 반복하며 다음 해를 맞이할테지. 지독하게 반복되는 삶의 순환로에서 어떻게 분기점을 지나도 벗어날 길이 없음을 한탄하겠지만, 그래도 살아가는 일이 계속 힘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밑도 끝도 없는 믿음으로 생을 이어갈테지. 특별히 가을을 타는 건 아니지만, 계절이 변화하면 묘하게도 지나간 계절이 몸서리쳐지게 그리워질 때가 있다. 여름 끝자.. 2007. 9. 3.
오랜 기억 속의 친구로부터...... 그냥 가만히 앉아 있으면, 세월은 바람처럼 제멋대로 굴곡을 그리며 흘러간다. 삶이란 그렇게 간단하게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살아가는 일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가만히 앉아있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가만히 앉아 다가오는 인연을 흘려보내고 후회한 적도, 가만히 앉아 다가오는 행운을 흘려보내고 후회한 적도 있다. 그럼으로써 후회하지 않기 위해 하나하나 밟아 나가기 시작했다. 오랜 세월은 아닐지라도 내게는 까마득한 기억저편의 사람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너무나도 까마득했던지라 누구인지 떠오르지도 않아 머뭇거리고 있을 때, 그는 내게 지나간 단편들을 하나하나 말하며, 기억을 채워넣기 시작했다. 낮설게만 느껴지는 동창회. 고등학교 친구들 이야기.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 2007. 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