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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것들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GMF 2007)에 다녀왔습니다.

by kaonic 2007.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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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7일 일요일에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Grand Mint Festival 2007)에 다녀왔다. 늦잠을 자서 조금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안타깝게도 디제이 소울스케이프, 더 멜로디 등의 공연은 보지 못했다. 여친님께서 스스로 실망하시어 우울해 했더라는. 물론 본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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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부터 우울한 못(MOT)의 공연을 보며 우울함이 가시는 이열치열을 몸소 체험하다. 이런저런 욕심으로 마지막에 살짝 미흡한 공연감상이 되었지만, 기대하지 못했던 밴드들의 열성적인 무대에 흥이 돋았던 하루임과 동시에 비가 와서 조금 불편했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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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형의 공연은 곡은 무척 좋은데 매우 아마추어스럽게도 노래를 못 불러서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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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캔버스는 처음 들어 봤는데, 꽤 좋은 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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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NUS PETER는 처음 본 일본 밴드였는데, 매우 정돈된 사운드로 귀를 즐겁게 해줬다. 노래도 물론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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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앤트 메리의 공연도 좋았다. 이 때부터 비가 본격적으로 내리는 기미가 보였다.

보통 이런 페스티벌을 할 때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비옷을 공연주체 측에서 나누어주게 마련인데, 장삿속에 눈이 벌개진 올림픽공원 측에서 항의한 관계로 우의를 나누어주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 눈빨간 올림픽공원 매점 직원인 듯한 아줌마 아저씨들이 1000원짜리 우의를 무려 2000원이라는 거금을 받고 팔았다. 그나마도 줄서서 사야되는 대~ 혼잡상황 연출. 이날 우의 팔아서 꽤 짭짤했을 듯. 주체측에선 우의를 나눠준다고 벽보까지 붙였다가 떼어내고 안내방송을 하는 상황 연출. 우의를 나누어주려는 의지만 있었어도 이렇게 되진 않았을 듯 하다. 돈 내가며 행사마련한 와중에 올림픽공원 측에 휘둘리다니 이 무슨. 게다가 비때문에 공연 시간까지 지연되는 사태는 안일한 생각으로 미리 준비를 안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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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열은 역시 노래를 잘 한다. 사진은 발로 찍어서 저게 이승열이야. 라고 지적해 주지 않는 한, 알아볼 수 없다.

해질녘의 네스티요나 공연은 분위기가 너무나 잘 어울려 매우 인상 깊었다. 어떻게 어울렸는고 하니, 우중충한 날씨의 우중충한 하늘을 뒤에 업고, 조명조차 제대로 안 들어오는 칙칙한 무대에서서 온통 검은 옷을 입고, 네스티요나 특유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곡을 부르고 있으며, 이를 바라보는 관객들 조차 무아지경에 몽롱해 보이는 좀비의 형상. 완벽한 삼위일체로써 암흑의 포스가 좔좔 흐르더라. 이날의 네스티요나는 정말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너무 어두워 사진을 못찍어 둔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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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찍어선지 사진이 너무 흔들리는군. 스페이스 켈리는 관객과 함께 즐기는 공연이 무엇인지 잘 아는 듯. 매우 즐거운 무대를 보여주었지만, 여자를 너무 좋아하더구려. 그러다 뼈 삮는다네~ ㅎㅎ 그건 그렇고, 비가 와서 천막을 치는 바람에 무대가 잘 보이지 않았다. 뒤에서 드럼치던 이는 가끔 앞으로 나와 인사할 때와 드럼소리를 제외하곤 존재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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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웠던 허밍 어반 스테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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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캐릭터가 허밍 어반 스테레오 공연 중 난장을 부렸음. 사람들의 관심이 엉뚱한 곳으로 쏠리게 만들어 허밍 어반 스테레오의 보컬이 난감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중간에 싸이월드 거대 풍선을 객석으로 밀어 넣었다가 사람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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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 폴은 역시, 제2의 김광석이 되려나? 아아. 물론 좋은 의미에서. 그렇지만, 노래들이 너무 어둡다. 그러고보니 커피프린스의 삽입곡도 불렀었군. 스페이스 켈리(SPACE KELLY)는 익살스러웠으며, 허밍 어반 스테레오는 흥겨웠으며, 루시드폴은 추욱쳐졌다. 마지막을 쳐지는 곳에서 장식하고 싶지 않았던 우린 환호성이 몰려나오는 이승환 쪽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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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은 인기 있는? 대중 가수인지라, 무대도 화려했다. 폭죽도 터지고, 화염도 발사하고, 종이도 잔뜩 뿌리고, 연기도 가득한 무대. 앞에서 공연했던 못이라던가 비너스 피터 때엔  폭죽은 커녕 연기나 몇 번 가끔 생각났다는 듯 뿌려주던 모습이 안습. 비싼 몸이라고 물량공세 팍팍 들어가주시는 구려.

이승환의 한 마디 "저도 락이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펜타포트 무대에 서고 싶습니다."

그래 받아주거든 서려므나....... 락이 하고 싶은거지? 그치? 롹? 응? 뭐? 뭐? 뭐?

아무튼 이승환의 공연 도중 그냥 나와서, 늦어진 루시드폴의 공연 마지막을 조금 보려했으나 시간이 어찌나 절묘하던지, 먼 거리 열심히 걸어갔더니 바로 끝나서 사람들이 몰려나오는 안타까운 상황. 결국 끝이 모호해져버렸다. 우울한 마음으로 전철역으로 발걸음을 돌려 가다보니, 이승환이 천일동안을 부르고 있어 더욱 안타까웠다.

시작은 늦잠으로 후회스러웠으나, 중간은 기대하지 못했던 밴드들의 좋은 공연에 기분이 업되었다. 마지막은 욕심을 부리는 바람에 이도저도 아니게 되어버렸달까. 전반적으로 공연마다 사운드의 격차가 너무 커서 음향에 대한 대비가 너무 미비했지 않나 싶다.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이 보여서 다 적어대기도 민망하다. 어쨌든, 즐거운 시간을 기억하면, 나름 좋은 하루였다. 그래도, 집에 가기 전엔 이수에서 아주~ 맛 있는 순대국밥을 먹어서 기분이 확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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