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1 주유소 담벼락 밑에 버려진 여행가방 출근하는 길에 언제나 주유소 담벼락을 지나게 된다. 그곳에서 처음 버려진 여행가방을 본 것은 석달 쯤 전이였다. 갈색의 네모 반듯한 낡은 여행가방이였다. 여기저기 오래되어 바래진 항공사 스티커와 공항 스티커가 붙어있고, 떨어져 나간 자국이 남아 있어, 세월과 함께 여행의 흔적을 말해주는 듯 했다. 요즘의 흔한 바퀴조차 달려있지 않은 여행가방은 그대로 버려져 일주일 가량 방치되었던 듯 하다. 지나가며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던가. 여행이 떠나고 싶다던가. 저 가방 안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라던가. 낡은 여행가방이 스쳐지나가듯 그렇게 사유가 스쳐지나갔다. 가방이 사라진 후 한달 쯤 지났을 때, 또다른 여행가방이 같은 자리에 버려져 있었다. 이번에도 낡은 여행가방이였다. 사실 여행가방이라고 하기엔 좀 작은 크기였.. 2007. 4.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