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1 바나나와 시래기 장국. 그리고, 바나나. 이 이야기는 1979년 혹은 1980년, 무척이나 덥던 어느 여름날에 경찰서 유치장 옆 장판을 깔아 놓은 경관들의 쉼터에 앉아 허겁지겁 시래기 장국을 먹은 이야기인 것이다. 지금과는 다르게 강건하고, 활발하고, 모든 이들 앞에 나서기를 좋아했던 그 어린 시절의 이야기는 약간의 환상이 첨부되어 있기에 더욱 그리워지는 것일런지도 모른다. 그 시절에는 먹고 싶은 것이 정말 많았다. 오죽했으면, 아침에 눈을 떠 어머니를 보며 하는 소리는 언제나 "엄마 과자사먹게 10원만 주세요." 였을까. 친구들과 동네에서 뛰놀던 어느날, 누군가 바나나 라는 것을 먹는 것을 목격했다. 깨끗하고 말쑥하게 차려입은 녀석은 길가에 멍하게 서서 바나나를 먹고 있었다. 뛰놀던 무리들은 전부 그 앞에서 멈추어 버렸다. 과일가게에서나 테레.. 2007. 3.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