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1 상실 상실은 어떤 것이든 그 무게가 각각 다르다곤 하지만, 경우에 따라 무게 보다 상황에 견주게 되는 일도 있다. 오늘이 바로 그런 경우인데 몇가지 작지 않은 대수로운 일들이 가슴을 서서히 압박하던 와중 현재와 함께 다가올 미래를 제대로 실감하기 시작한지 2주 정도가 지났다. 결국 지지난 밤엔 만취해서 추태까지 부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저런 신경쓰이는 것들이 우연찮게 겹친 결과로 3년 만에 주사를 부리는 볼썽사납고도 부끄러운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잘려나간 필름 조각은 아무리 떠올리려 해도 떠오르지 않고, 순간의 이미지가 머릿속을 헤집으며 스스로 침울하게 만들었다. 결국 아침부터 흐리마리해진 정신은 말머리성운에서 유영하며 안드로메다를 바라보는 지경이었지만, 어찌되었든 제정신을 가장하기 위한 몸부림을 시작했.. 2007. 10.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