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1 지하 사무실에 흐르는 실개천 철저하게 더럽혀진 개천에서 흐르던 물이 고여버린 너무나 깜깜해서 너무나 깊어보이는 시궁창 속에 빠져서 허우적 대고 있는 것 같다. 햇살은 커녕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는 지하 공간 속의 음침한 인공조명 아래서 온 주변을 감싼 썩는 내음에 두통이 몰려오고 코가 마비되어갈 지경이다. 눈을 감으면, 어린 시절 한 여름에 학교 앞 개천에서 코를 쥐어 막고 돌 다리를 건널 때 맡던 악취가 떠오른다. 머리가 핑핑 돌아버릴 정도의 강렬함이다. 건물이 오래된 지라 방수상태가 미흡하여, 방수공사를 했지만 여전히 한 여름 폭우 속에서 물이 새는 건물의 지하공간에 궁여지책으로 가장자리를 따라 물이 흘러서 하수 집수정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둔 작은 물길로 언제부터인가 물이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조금씩 눈에 띄지 않게 .. 2007. 4.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