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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것들

Qrio G7 겉만 번지르르한 휴대용 멀티 게임 플레이어

by kaonic 2007. 3. 22.

기기는 아직 만져보지 못했지만, 그 성능과 컨셉은 상당히 마음을 끌어당기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저기에 올려진 리뷰를 읽는 동안 활활 타오르던 지름의 불꽃은 서서히 꺼져만 갔다.

그렇다면 왜?

일단 사양을 살펴보자면,

에뮬게임 / 음악 / 동영상 / 이미지 뷰어 / FM 라디오 / 음성 녹음 / 전자책 / 이동식 디스크
거의 최신형의 PMP나 PDA에 맞먹는 기능들이 나열되어 있다. 제품의 사이즈도 LCD 크기도 2.5인치로 휴대성이 극대화 되어 있다. 얼마나 만족스러운 모양새인가. 여기서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이른바 지름 불꽃에 점화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섣불리 타올라 쓰러지지 않겠다고 다짐한 바. 최대한 자세히 조사를 시작했다.


1. 디자인 및 휴대성 그리고 전원 및 제품의 구성

디자인은 합격선. 네모 빤딱한 것이 깔끔하게 생겼다. 버튼의 배열이나 촉감도 좋아보인다. 아무리 아니라고 주장해도 마치 게임보이 Micro를 기반으로 디자인된 느낌. 어쨌든 합격. 크기도 2.5인치의 LCD를 사용한 만큼 합격. 물론 사이즈에 맞는 가벼운 100g의 무게도 합격. 배터리 시간도 음악 13시간 동영상 6시간으로 합격. 다만 배터리의 교환을 할 수 없는 점은 약간 아쉽다. 제품의 기본 구성은 더이상 악세사리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므로 합격. 다만 고급스런 가죽 파우치를 만들어주면 좋을 듯 하나, 그런거야 뭐든 옵션인데다 뽀대일 뿐이니 패스.



2. 메모리

에뮬게임을 잔뜩 저장해 놓고 뭘 집어넣을 것이며 뭘 할까 신경쓰지 않고 내키는 대로 게임을 돌리려면 가능한 많은 메모리가 좋다. 게다가 동영상 기능도 있으니 동영상을 집어넣게 되면, 더욱 많은 메모리가 필요해 진다. 거기에 이왕 이것저것 전부 다~ 되는 기기를 사용할 거면, 음악도 집어넣어야 마땅한 일. 이렇게 되면 더욱 많은 메모리가 필요해 진다. 이왕이면 SD 슬롯이 있어서 SD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 그러나 외장메모리의 사용은 불가. 내장 메모리 기본 2기가. 추후 4기가 발매예정. 아뿔싸. 메모리에서 살짝 찬물을 끼얹는 구나. 여기서 감점 0.5점.


3. USB단자

내장메모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컴퓨터와의 접속은 당연히 주의해야 할 점. 어라?! [USB 1.1] 맙소사. 맙소사. 너무 느려. 도대체 이 시대착오적인 접속 포트는 무엇인가?! 여기서 감점 2점.


4. 지원 파일

음악파일은 MP3, OGG. WMA, FLAC 합격, 텍스트 파일 지원도 합격, 리뷰에서 보여진 인터페이스도 그럭저럭 합격선. 이미지파일의 지원은 별로 신경쓰진 않았지만 합격, 동영상은 작은 크기에 맞게 변환해 주어야 하지만, 요즘 변환 소프트웨어가 워낙 좋아져서 별 불편함이 없을 듯 해서 역시 합격. 이미지 뷰어로써의 기능은 그다지 안 써먹을 것이 뻔하지만, 어쨌든 합격. 참, 자막의 지원은 꼭 동영상에 자막을 안 입혀도 따로 자막파일을 통해 지원되니 편리할 듯. 그렇다면 제품의 컨셉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게임의 지원은 어떨까? 플래시, 패미콤, 슈퍼패미콤 등을 지원한다. 오호. 놀라워라. 슈퍼패미콤의 고전 게임들은 재밋는 것들이 많아서 원츄.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하나 등장. 최대 3메가의 롬 이미지 파일을 지원한다는 점. 3메가가 넘는 이미지 파일은 실행할 수 없다는 이야기. 여기서 감점 1점. 플래쉬야. 그닥 할게 없어보이므로 그냥저냥 패스. 이것도 1메가까지만 지원. 감점 0.5점


5. 멀티테스킹

음악을 들으며, 텍스트 파일을 보거나, 이미지 파일을 볼 수 있음. 합격.


6. 게임 버튼의 배치

버튼 배치는 사실 디자인 요소이긴 하나 게임을 플레이하는 특성상 디자인보다는 현실적인 감각이 중요하다 생각되어 따로 판단해 본다. 살펴보니...... 어라라라?! 이런이런. 황당한!! 에뮬게임기의 컨셉이 무색해지는 버튼의 개수. 버튼이 없어도 너무 없다. 십자 방향키를 빼고, 메인 버튼이 두개. 서브 버튼이 두개. 달랑 네개의 버튼을 가지고 있다. 거기다가 그중 두개의 버튼은 조그마한 전원 버튼과 메뉴 버튼으로 게임을 할 때 사용하기엔 난감한 위치에 달려있는데다 게임하면서 누를만한 버튼의 모양새도 아니다. 슈퍼패미콤 패드의 버튼은 방향키와 스타트, 셀렉트 버튼을 제외하고 여섯개. 게임 중에는 여섯개의 버튼을 전부 사용하는 녀석들도 많이 있다. 어쩌라고?! 게임을 하라는건가 말라는건가?! 여기서 감점 3점.


7. 총평

동영상을 보는 것도, 음악을 듣는 것도, 텍스트 파일을 읽는 것도, 멀티테스킹도, 디자인도 모두 만족스럽다. 다만, USB1.1의 시대착오적인 연결단자가 흠 이다. 그리고 이 기기의 외형으로 보나 컨셉으로 보나, 휴대용 에뮬게임기임이 분명한 사실인데, 컨셉에 맞지 않는 버튼의 구성 및 배치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는 하드웨어적으로 이미 결정되어어 있어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휴대용 MP3 플레이어나 간단한 동영상 플레이어, 텍스트 파일 뷰어로 사용하기엔 부족함이 전혀 없지만, 컨셉에 맞지 않는 버튼 구성과 함께 게임 용량의 제한은 이 기기를 구입하려는 지름의 불꽃을 완벽하게 식혀버리는데 충분했다. 개인적인 점수는 10점 만점에서 7점의 감점으로 겨우 3점이다. 가라앉아서 다행이다. 물론 제품의 실물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 살짝 걸리긴 하나, 이정도라면 눈으로 사양을 살펴보고 최대한 합리적인 결론에 다다른 셈이라고 자화자찬. 쿠쿠쿳. 이로써 또 하나의 지름 불꽃을 이겨냈다. 다만, 사용하는 버튼 수가 적은 간단한 퍼즐이나 슈팅 게임을 하며 주로 음악을 듣거나 동영상을 간편히 즐기려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단점들이 전부 무마되서 더없이 유익한 기기가 되어 줄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이후 5월에 접어들어 이 기기를 직접 만져 볼 기회가 생겼다. 옆사무실 사람이 들고 다니더라는 ㅎㅎ. 어쨌든, 잠시 빌려서 이것저것 조작해 보고, 약 세시간 가량을 사용해 본 결과, 예상이 딱 들어맞았다. 간단한 퍼즐이나 슈팅 게임만 할 수 있었다. 버튼을 누르는 느낌은 뭐 그럭저럭 무난한 수준. 용량이 큰 롬파일은 구동이 불가능 했다. 버튼수가 제대로 붙어 있고, 용량이 큰 롬파일을 구동할 수 있었다면, 당장 샀을텐데... 나머지 기능은 메뉴가 살짝 익숙치 않아 불편했던 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만족.


이상 지름을 극복한 리얼 스토리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