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친구2

오랜 기억 속의 친구로부터...... 그냥 가만히 앉아 있으면, 세월은 바람처럼 제멋대로 굴곡을 그리며 흘러간다. 삶이란 그렇게 간단하게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살아가는 일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가만히 앉아있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가만히 앉아 다가오는 인연을 흘려보내고 후회한 적도, 가만히 앉아 다가오는 행운을 흘려보내고 후회한 적도 있다. 그럼으로써 후회하지 않기 위해 하나하나 밟아 나가기 시작했다. 오랜 세월은 아닐지라도 내게는 까마득한 기억저편의 사람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너무나도 까마득했던지라 누구인지 떠오르지도 않아 머뭇거리고 있을 때, 그는 내게 지나간 단편들을 하나하나 말하며, 기억을 채워넣기 시작했다. 낮설게만 느껴지는 동창회. 고등학교 친구들 이야기.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 2007. 4. 6.
언젠가의 평화로운 휴일 오후 휴일 오후, 약속도 없고 화창한 날씨에 책이나 봐야겠다 싶어서 옥상에 올라갔다. 그늘 가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을 읽고 있을 때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나야." "아. 웬일이야?" "그냥..." "어딘데?" "너희 집 근처..." "그래? 그럼 와라." "그래." 전화를 끊고 5분쯤 지났을 때, 녀석이 도착했다. 방으로 내려가 약간의 근황이 섞인 잡담을 나누었다. 잠시 후 할 말이 떨어진 듯 나는 읽던 책을 집어들고 읽기 시작했고, 그 녀석은 두리번 거리며 책장을 뒤적거려 책 한 권을 골라들었다. 녀석은 잠시 앉아 책을 읽다가 익숙한 몸짓으로 가스렌지에 물을 올리고 녹차를 타왔다. "고마워." "뭐 니껀데..." "아. 그렇군." 우리는 차를 마시며, 방 구석에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책을 읽었다.. 2007.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