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함께 떠날래?"
하지만 안드로이드인 그녀는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내 곁에 있으면서도 내 말은 전혀 들리지 않는 것 같다. 나는 계속 시험해 보지만 그녀는 아무런 반응도 없다.
이 안드로이드는 예전에 내가 사랑한 사람을 닮아 있다.
나는 그저 얼버무릴 뿐이다.
마음속에 밝힐 수 없는 비밀을 가진 사람이 되었다.
깊은 산중에 달려들어가 나무를 찾아,
구멍을 하나 파고, 비밀을 구멍에 대고 가르쳐 줄 것이다.
(나를 그 나무라고 생각해요...)
다시 진흙으로 봉하면 이 비밀은 영원히 아무도 모르게 될 것이다.
예전에 한 사람을 사랑했는데, 언젠가 그녀는 떠나버렸다.
(너 옛날사람들이 비밀이 있으면 어떻게 했는지 알아?)
내가 2046에 가는 것은 그녀가 그곳에서 나를 기다릴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그러나 나는 그녀를 찾지 못했다.
난 그녀가 나를 진정 좋아했었는지 알고 싶다.
그러나 난 답을 얻을 수 없다.
그녀의 대답은 비밀 같아서 영원히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다.
(결국에 가서야 알게 되었다. 어떤 일들은 이해할 수 없으며, 어떤 일들은 포기해야 한다.)
2046에 가는 모든 사람들은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다는 한가지 이유를 가지고 있다. 왜냐면 2046에서는 그 무엇도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곳에 갔던 사람들은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백만년도 더 지난 옛 기억이 떠올라 어느새 눈앞이 흐려지고 있었다.
덧. 철 지난 뒷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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