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기 두 장의 사진은 테스트로 같은 공간에서 노출값을 틀리게 해서 찍은 사진입니다. 이와 같은 밝기 차이는 어떤 부분을 기준으로 노출을 잡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왼쪽의 좀더 밝은 사진은 전체 영역에서 중간정도의 밝기에 해당된다 싶은 부분을 기준으로 노출을 맞춰서 전체적으로 보여지도록 표현했습니다만, 수전증 덕에 살짝 흔들렸으며 조리개를 너무 개방해서 소프트해졌습니다. 오른쪽의 조금 어두운 사진은 실제의 분위기에 가깝게 맞추기 위해 오른쪽의 벽면의 디테일을 무시하고, 느낌을 살리기 위해 간판과 입구쪽을 기준으로 노출을 맞춘 사진입니다. 구도가 달라진 이유는 흔들렸다는 느낌때문에 또 흔들릴까봐 왼쪽 벽에 붙어서 팔꿈치를 대고 찍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오른쪽이 암부의 디테일이 다소 죽었지만 분위기는 더욱 좋다고 생각합니다.
파인더 내에서 위치별로 명암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 피사체에서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은 부분에 스팟측광으로 노출을 맞추면 됩니다.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은 영역 이외의 부분과 명암차가 극심한 경우, 주변이 더 밝은 경우엔 한두스텝정도 노출을 언더(-)로 조절하고, 반대의 경우엔 오버(+)로 조절하면 그럭저럭 맞는 노출이 나옵니다. 수동이 지원되지 않는다면 노출보정기능을 이용하시면 되고, 수동이 지원되면 조리개를 조절하거나 셔터스피드를 조절해서 맞추면 되겠지요. 이런건 경험을 좀 해보면 금방 깨우치게 됩니다. 디카라면 당연히 바로바로 확인이 가능하니 금새 원하는 사진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암부디테일을 살리기 위해서는 우선 파인더로 바라보는 영역 내에서 가장 어두운 부분과 가장 밝은 부분의 비율을 적당히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절반정도의 부분이 극히 어두운 부분이고, 절반 정도의 부분이 극히 밝은 부분이라면, 평균노출로 그냥 찍는 것이 가장 디테일이 살아납니다. 뭐. 반사판이나 스트로보 등의 보조광을 이용해서 어두운 부분을 조금 밝게 해주고 찍을 수도 있습니다만, 그냥 스냅사진을 찍는데 그런 귀찮은 일을 할 필요는 없겠지요.
전체적으로 50%의 영역비율로 밝기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 평균측광으로 노출을 맞춘 후 한스텝 정도 언더로 조절해서 찍으면 나중에 포토샵 등을 이용해 디테일을 손볼 때 편리합니다. 어두운 영역은 밝은 영역보다 정보를 더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레벨값의 조절만으로도 상당부분 디테일을 살려줄 수 있을겁니다. 밝은 영역은 너무 밝아 하얗게 날아가 버린 상태라면, 정보 부족으로 레벨값을 아무리 조절해도 디테일을 살리기 힘드니 노출과다 사진보다 노출부족 사진이 더욱 보정하기 쉽습니다. 물론 적당히 부족해야 겠지만요. 너무 부족하면 아무리 살리려해도 안 됩니다.
필름의 경우에는 이러한 보정영역이 디지탈보다 훨씬 넓기 때문에 두세스탑 정도는 무리없이 보정이 가능하지만, 디지탈의 경우는 색공간의 협소함으로 보정영역이 훨씬 좁기 때문에 찍을 때 의도하는 노출로 잘 맞춰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사진의 경우는 오른쪽의 불빛이 나오는 영역에 노출을 맞춘 후 조리개를 열어서 노출을 오버해 찍은 사진입니다. 그 덕분에 가장 밝은 영역의 디테일이 다소 감소했지만, 아주 어두운 부분에도 존재하는 형체를 어렴풋이나마 알아볼 수 있게 암부디테일을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포토샵으로 암부를 보정했다면 더욱 확실히 어두운 부분이 보였겠지만, 그런 의도가 아니기에 오토 레벨을 한 번 주고 그냥 리사이즈 했습니다.
이사진은 위의 사진에서 레벨값을 조금 조절해서 암부 디테일을 살려본 사진입니다. ISO400인 입자가 거친 필름이기에 암부의 노이즈도 같이 살아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입자가 고운 필름을 쓰면 더욱 보정하기 쉬워지고 보기 좋아지겠죠.
이 사진은 위의 사진에서 흑백으로 보정한 것입니다. 필름의 거친 입자는 흑백에서 더욱 도드라지고, 보기 좋아집니다. 필름이 아닌 디지탈 카메라에서도 ISO를 높이면 노이즈가 생깁니다. 이런 노이즈는 카메라마다 틀린데, 개인적으로 산요나 펜탁스 계열의 디카에서 생기는 노이즈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흑백으로 변환했을 때 질감이 좋거든요. 간혹 노이즈가 너무 많은 사진은 흑백으로 변환해 보세요.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뭐 이정도 입니다. 적정한 노출을 잘 찾아서 맞추시고 후보정의 힘을 믿으세요. 라고 밖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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