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날 화창하던 토요일 오후의 낙산공원은 어찌나 날이 좋던지, 하늘은 높고, 푸른 나뭇잎과 다양한 색상의 봄 꽃들이 화려함을 뽐내고 있었다. 날이 워낙 좋아서 낮게 깔린 스모그도 적어 멀리까지 아주 잘 보였다. 덕분에 평소의 스모그 혹은 황사 가득하던 나날의 답답함은 확~ 날려버리고, 탁 트인 시원함을 만끽할 수 있었다. 짧은 거리지만, 잠깐 걷는 것 만으로도 확 달라지는 풍경에 여행하는 느낌도 난다.
물론 햇살은 좀 강했지만, 뭐 어떤가. 이렇게도 상쾌한 것을. 대학로에서의 데이트 코스로 안성 맞춤. 조금만 걸어가도 되고, 물론 언덕길이지만 그리 가파르지도, 그리 멀지도 않은지라 슥슥 땀 한 번 살짝 흘려주면, 상쾌한 공원이 반갑게 맞아주니 어찌 아니 좋을쏘냐!
아직도 영업을 하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오래된 이발관은 어린 시절이 살짝 생각나기도 하고, 비누거품 퍽퍽~쓱쓱~내서, 얼굴의 잔털을 밀어주던 오싹개운한 느낌도 생각난다. 머리를 감겨줄 때는 어찌나 박박 문대는지, 시원하다못해, 머릿속의 때가 말끔히 벗겨지는 것 같은 느낌. 샴푸가 아닌 비누로 감겨주는지라, 뽀독뽀독해진 머리카락. 다이알 비누의 냄새. 강한 드라이어에서 은은하게 풍겨오는 머리카락 타는 냄새. 살짝 그립다.
낙산으로 향해서 언덕을 올라가다보면, "낙산가는 길"이라는 자그마한 커피 전문점이 있다. 문제는 지나가면서 항상 의식하지만, 한 번도 여기서 커피를 사 마신 적이 없다는 거. 언젠가는 마셔볼테요.
낙산공원으로 올라가는 길은 꽤 많은 디자인 요소가 보이는데, 경찰서도 예외없이 뭔가로 꾸며져 있다. 하지만, 웬지 모르게 살짝 천박해 보인다. 기존의 요소들을 배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급조해서 덧씌운 느낌이랄까.
식물의 이름에 굉장히 약한지라, 라일락이 아닐까 예상은 하지만, 스스로 확신할 수 없는 봄 꽃. (누군가 댓글로 알려주면, 바꾸리라.)
길가의 전봇대 위에 혹은 담벼락에 장식되어있는 디자인 요소. 낙산공원 오르는 길 곳곳에는 이런 간판이나 벽 장식이 자주 눈에 띈다. 어울리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달팽이 그림은 꽤 귀엽다.
순식간에 출사의 행태로 변신한 우리 커플. 사진만 줄창 찍어댄다. 사실 그녀보다 나 자신이 풍경담기에 빠져버린 것이겠지만, 어쨌든 내가 사진을 찍는 모습은 없으니 증거가 없으므로 그냥 같이 출사모드 변신이라고 강력히 주장하리라.
언덕길 중간에서 잠시 휴식. 멀리 산도 보이고, 아파트도 보이고, 주택도 보이고, 전신주도 보이고, 전선도 보이고...
첫번째 계단을 오르고, 힘차게 나아가는 그녀. 정말 힘차 보이지?
좀전에 우리가 올라온 계단에 앉아 놀던 어린이들. 노란 후드티를 입은 여자아이가 가로줄무늬 티를 입은 남자아이를 협박하던 광경. 남자아이는 잔뜩 쫄아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믿거나 말거나.
산책로에는 곳곳에 꽃이 피어서 화사한 느낌이 가득.
또다시 계단을 오른다. 계단 참 많지. 그러나 북한산의 중턱에 있는 계단에 비하면 새발의 피요. 만만의 콩떡일 뿐이다. 이곳의 계단은 숨 한 번 크게 들이쉬면, 금새 오른다. 쫄지말고 그녀와 혹은 그와 함께 놀러가라.
낙산공원에 올라가면 볼 수 있는 풍경, 대학로 거리가 한 눈에 보이고, 저 멀리 남산타워도 보인다.
이건, 진달래던가. 봄날 낙산공원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꽃들이다. (역시나 꽃이름은 확신할 수 없음 ㅠ.ㅠ)
성벽 뒤로 돌아가면, 민가(?)가 나오는데 그 집에서 키우는 멍멍이. 어찌된 일인지 갈 때마다 졸고 있다. 이녀석 말고, 몸이 더 누런색을 띈 누렁이도 있다.
성벽의 뒷골목. 화려하게 꾸며진 낙산공원과 굉장히 비교된다. 이에 따라 웬지 모를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공원에 바로 접해있는 이 곳에 살면 좋지 않을까 싶은 마음도 들지만... 아무튼 복잡 미묘하다.
낙산공원에서 바라본 성벽.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도 있고, 유유자적 산책하는 비둘기도 있다.
휘적휘적 거닐다가 내려오는 길에 만난 귀여운 커플. 가위바위보를 하면서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같은 계단에서 멈추면 뽀뽀 한번 쪼옥~~ 우리 커플이 뒤늦게 계단에 진입해 그들을 지나치고 한 참 멀어졌음에도, 그들은 아직 계단 중간 쯤에 있었다.
낙산공원 입구에는 왼쪽사진의 안내판이 서 있다. 강아지 응가 표현을 적나라하게 해 놓았달까. 오른쪽 사진을 보면, 길가에 주차금지 안내판이 서 있다. 그림이 다들 귀엽다.
어떤 가게 앞에 놓인 생수통. 어떤 용도일지는 모르겠지만, 예쁘게 칠해 놓고 햇볕에 말리고 있었다.
낙산공원 길의 곳곳에는 이처럼 벽화가 그려져 있다.
언젠가 들리고픈 도자기 공방. 곰이래 곰. 꺄르릇~
내려오는 길에 찍은 사진들. 사실 다 내려와서 찍은 대학로 뒷골목의 사진들이다.
화창하게 개인 날, 데이트 코스로 돌아보기 좋달까. 혜화역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도 않고, 금새 찾아갈 수 있으니 칙칙하게 사람들 바글바글한 길거리에서 시간 보내지 말고, 폼 잡는다고 별다방에 앉아서 시간 죽이지 말고, 공원에 올라가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밤에는 소주 일 병과 간단한 안주거리 하나 집어들고 올라가 성벽 위에 앉아 야경을 바라보면서 두런두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볍게 한 잔 하는 것도 좋다. 단, 뒷처리는 깨끗이.
물론 햇살은 좀 강했지만, 뭐 어떤가. 이렇게도 상쾌한 것을. 대학로에서의 데이트 코스로 안성 맞춤. 조금만 걸어가도 되고, 물론 언덕길이지만 그리 가파르지도, 그리 멀지도 않은지라 슥슥 땀 한 번 살짝 흘려주면, 상쾌한 공원이 반갑게 맞아주니 어찌 아니 좋을쏘냐!
아직도 영업을 하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오래된 이발관은 어린 시절이 살짝 생각나기도 하고, 비누거품 퍽퍽~쓱쓱~내서, 얼굴의 잔털을 밀어주던 오싹개운한 느낌도 생각난다. 머리를 감겨줄 때는 어찌나 박박 문대는지, 시원하다못해, 머릿속의 때가 말끔히 벗겨지는 것 같은 느낌. 샴푸가 아닌 비누로 감겨주는지라, 뽀독뽀독해진 머리카락. 다이알 비누의 냄새. 강한 드라이어에서 은은하게 풍겨오는 머리카락 타는 냄새. 살짝 그립다.
낙산공원으로 올라가는 길은 꽤 많은 디자인 요소가 보이는데, 경찰서도 예외없이 뭔가로 꾸며져 있다. 하지만, 웬지 모르게 살짝 천박해 보인다. 기존의 요소들을 배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급조해서 덧씌운 느낌이랄까.
식물의 이름에 굉장히 약한지라, 라일락이 아닐까 예상은 하지만, 스스로 확신할 수 없는 봄 꽃. (누군가 댓글로 알려주면, 바꾸리라.)
순식간에 출사의 행태로 변신한 우리 커플. 사진만 줄창 찍어댄다. 사실 그녀보다 나 자신이 풍경담기에 빠져버린 것이겠지만, 어쨌든 내가 사진을 찍는 모습은 없으니 증거가 없으므로 그냥 같이 출사모드 변신이라고 강력히 주장하리라.
언덕길 중간에서 잠시 휴식. 멀리 산도 보이고, 아파트도 보이고, 주택도 보이고, 전신주도 보이고, 전선도 보이고...
첫번째 계단을 오르고, 힘차게 나아가는 그녀. 정말 힘차 보이지?
좀전에 우리가 올라온 계단에 앉아 놀던 어린이들. 노란 후드티를 입은 여자아이가 가로줄무늬 티를 입은 남자아이를 협박하던 광경. 남자아이는 잔뜩 쫄아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믿거나 말거나.
산책로에는 곳곳에 꽃이 피어서 화사한 느낌이 가득.
낙산공원에 올라가면 볼 수 있는 풍경, 대학로 거리가 한 눈에 보이고, 저 멀리 남산타워도 보인다.
이건, 진달래던가. 봄날 낙산공원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꽃들이다. (역시나 꽃이름은 확신할 수 없음 ㅠ.ㅠ)
성벽 뒤로 돌아가면, 민가(?)가 나오는데 그 집에서 키우는 멍멍이. 어찌된 일인지 갈 때마다 졸고 있다. 이녀석 말고, 몸이 더 누런색을 띈 누렁이도 있다.
어떤 가게 앞에 놓인 생수통. 어떤 용도일지는 모르겠지만, 예쁘게 칠해 놓고 햇볕에 말리고 있었다.
언젠가 들리고픈 도자기 공방. 곰이래 곰. 꺄르릇~
내려오는 길에 찍은 사진들. 사실 다 내려와서 찍은 대학로 뒷골목의 사진들이다.
화창하게 개인 날, 데이트 코스로 돌아보기 좋달까. 혜화역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도 않고, 금새 찾아갈 수 있으니 칙칙하게 사람들 바글바글한 길거리에서 시간 보내지 말고, 폼 잡는다고 별다방에 앉아서 시간 죽이지 말고, 공원에 올라가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밤에는 소주 일 병과 간단한 안주거리 하나 집어들고 올라가 성벽 위에 앉아 야경을 바라보면서 두런두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볍게 한 잔 하는 것도 좋다. 단, 뒷처리는 깨끗이.
'여행과 식탐 > 여행을 가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데이트하다 갈데가 없으면, 남산 N서울타워 (0) | 2007.07.12 |
---|---|
봄나들이 갑시다. - 서울대공원 동물원 3편 (마지막) (1) | 2007.04.24 |
봄나들이 갑시다. - 서울대공원 동물원 2편 (1) | 2007.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