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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것들/애니메이션

폭풍소년 - 아키라 (AKIRA)

by kaonic 2007.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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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라>는 1991년 홍콩 영화 '폭풍소년'이란 제목으로 우리나라 심의를 통과해서 서울 뉴코아 극장에서 개봉됐었다. 개봉에 앞서 신문광고는 물론이고 텔레비전 CF까지 내보내며 적극적인 홍보를 했었다. 당시 아키라의 폭력적이며 펑크적인 표현은 우리나라 정서에 적합하지 못했던 때라 자체적으로 대대적인 가위질과 함께 더빙판으로 상영되었다. 두시간이 넘는 영화가 80분 정도로 잘려나갈 정도니 대체 어느정도였는지 상상이 갈 것이다.
회현 지하상가를 누비며, 당시로서는 정상적이며 공식적인 루트로는 구할 수 없던 일본 애니메이션의 LD복제판 비디오테입을 모으고, 서로 교환하며 애니메이션에 불태우던 매니아들 사이에선 공공연하게 일본 애니메이션임이 알려져 있던 터였다. 그러나 애니메이션팬들 사이에선 엄청난 가위질에 기겁을 하고 거부감을 표명한 이도 있었으며, 그나마 개봉하는것에 감지덕지하며 반복관람을 결심한 이도 있을 정도로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 있었다.
개봉 일주일도 안된 시점에서 시련이 찾아왔다. 홍콩영화라고 거짓 심의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개봉 일주일 만에 극장에서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수입사인 솔필름은 영화사면허가 취소되고, 솔필름과 함께 홍콩영화로 포장한 홍콩의 영화사는 1년동안 영화의 수입이 금지되는 일이 있었다. 어쨌든, 아키라는 비공식적으로 해방 이후 최초로 극장에서 상영된 일본 영화 1호를 기록했다. 당시 가위질을 많이 했다지만, 충격적인 장면에 감화(?)되어 애니메이션 팬이 되어버린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

아키라의 DVD발매를 바라보며, 갑자기 폭풍소년이 떠올랐다.

당시 개봉소식에 좀 잘렸으면 어떤가?! 일단 보러가자. 했으나. 일주일만에 극장에서 막을 내리는 바람에 극장앞에서 허탕을 친 기억이 있다. 그때 끌고간 친구들에게 집단 린치를 당해 현재 나의 정신상태가 좋지 못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이상한 생각이......

ps. 그나저나 이걸 질러야 하나 고민중입니다.
비디오테이프 -> LD -> 미국판 DVD -> 일본판 DVD -> 드디어 국내판 DVD
이것마저 지르면 전부 거치는 셈 ㅠ.ㅠ

2005-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