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림1 배고픔 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굶주림 해가 떠오를 때 정신줄을 놓쳤다. 진행하던 일이 걱정되었는지, 눈을 뜬 시간은 겨우 한 시간 쯤 지난 8시였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생각했지만, 몸이 정신줄을 놓아주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몸을 일으켰을 때는 9시였다. 약속시간에 늦었고, 밤새진행하던 일도 제대로 끝내지 못했다. 몸이 자동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씻고, 이를 닦고, 옷을 꿰고, 간밤에 사다둔 감귤쥬스를 한 잔 마시고도 타는 목을 부여잡고 집을 나섰다. 내리치는 햇살이 안개속에서 산란되어 온통 눈을 부시게 한다. 저 앞, 걸음인지 달음박질인지 알 수 없는 묘한 자세로 하이힐이 튀어가고 있었다. 불안한 그 모습에 오만 잡상이 떠오른다. 감각은 떨어져가고, 새로운 기술에 적응할 시간이 없다. 오래전부터 순차적으로 벌어지던 일들이 각자.. 2010. 12.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