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쿨2 초록빛과 빨간 여인들 "그러니까 초록빛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 거예요?" "글쎄... 잘 모르겠는걸. 초록빛은 초록빛일 뿐이잖아. 라고 말하면 바보같은가?" 한여름의 햇살이 강렬했던 오후 푸른 나뭇잎이 하늘거리고 있었다. 밝은 빛이 흘러들어오는 창을 보니 실내는 더욱 어둡게 느껴졌다. 빠알간 토끼아가씨는 턱을 괴고, 조금쯤 우울한 표정이 지으며, 차수저를 일정한 간격으로 흔들고 있었다. "에어컨이 너무 세네요." "응. 좀 춥네." 빠알간 토끼아가씨의 뒷쪽을 바라보니 멍한 그림자들이 서성이고 있다가 이내 흐트러져 갔다. 빨간 여인들이 춤을 추고 있다. 알 수 없는 리듬에 맞춰 흔들거리며 그림자들을 흐트린다. 테이블에 놓여있는 얼그레이는 이미 식어가고 있었다. "오늘따라 대화도 안되는군요." "그런가..." "네. 평상시 같.. 2007. 3. 29. 한 여름의 인사동 볼가 창문 밖 인사동 볼가는 여름에 가야 제맛이다. 창 밖으로 보이는 덩쿨이 묘한 안정감으로 편안하게 다가온다. 파스타, 리조또와 덮밥 류를 기본으로 와인과 차를 함께 판다. 음식 맛은 괜찮은 편이고, 메뉴가 간소해서 선택의 폭이 좁아 오히려 속 편하다. 2007. 3.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