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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것들/애니메이션

귀여운 강아지들의 달콤한 로맨스 - 레이디와 트램프

by kaonic 2007.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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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아기코끼리 덤보>를 발표한 이후 2차 세계 대전으로 인해 94개에 달하는 월트디즈니의 스튜디오 설비들이 징발 당했다. 전쟁 중에 열악한 상황에서 제작을 진행해 1942년에 겨우 발표된 <아기사슴 밤비>를 마지막으로 장기적인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던 월트디즈니사는 전쟁이 끝나고 1950년 <신데렐라>를 발표해 성공적인 흥행성적으로 거두었다. 이에 힘을 얻어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1951)와 <피터팬>(1953)에 이어 15번째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레이디와 트램프 Lady and the Tramp>를 발표한다. <레이디와 트램프>는 1950년대 헐리우드 극장가에 막 선보였던 시네마스코프(2.35:1)을 활용한 최초의 애니메이션으로 기록되었다.

1955년에 개봉된 <레이디와 트램프>는 귀여운 강아지 캐릭터의 사랑이야기로도 유명하다. 스파게티를 나눠먹는 두 마리의 강아지 이미지는 너무나 유명한 장면이다. 한 가닥의 면을 입에 문 새로운 연인이 자연스럽게 첫 키스에 이르는 부분은 그야말로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지만, 이만큼 풋풋한 사랑을 감미롭게 표현한 장면도 드물다. 5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광고 등에서 끊임없이 패러디 되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고 익숙한 장면이다.

<레이디와 트램프>는 탄생하기까지 꽤 거친 길을 걸어왔다. 1933년부터 캐리커쳐 담당으로 디즈니에서 일해 왔던 조 그랜트는 디즈니의 작품에 많은 영향력을 끼쳐왔다. <레이디와 트램프>의 기원은 그가 기르던 레이디라는 개에서 시작된 스토리에서 서서히 틀을 잡아갔지만, 레이디가 혼자라는 것 때문에 월트 디즈니의 반대로 프로젝트가 무너질 뻔 했었다. 그러던 와중 새로운 상대 캐릭터에 대한 기획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고 모든 프로젝트가 잠정적으로 중지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전쟁이 끝난 후 발표한 <신데렐라>의 성공에 힘입어 묻혀있던 <레이디와 트램프> 프로젝트가 다시 진행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원안을 기획한 조 그랜트는 이전에 발표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때문에 월트 디즈니와 트러블이 생겨 회사를 그만둔 상태였다. 이후 워드 그린이 조 그랜트의 캐릭터와 기본 설정을 바탕으로 <레이디와 트램프> 그림책을 만들어 냈고, 이전의 기획은 전부 뒤덮이고 말았다. 결국 워드 그린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게 되고, 캐릭터와 원안의 창조자 조 그랜트의 이름은 자막에서조차 사라지고 마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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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갈색 털, 커다란 눈과 바닥에 닿을 것만 같은 귀를 가진 레이디는 주인아저씨 짐이 아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코카스패니얼 종의 귀여운 강아지다. 주인부부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무럭무럭 자란 레이디는 어여쁜 숙녀가 된다. 이웃집에 사는 독신강아지 조크과 트러스티가 그런 레이디에게 연정을 품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 부부의 레이디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어 버렸다. 알고 보니 그들의 아기를 가진 것이다. 레이디는 주인부부의 새로 태어날 아기 때문에 고민에 빠진다. 하지만, 귀여운 아기가 태어나자 레이디는 그 사랑스런 모습에 푹 빠져버린다. 주인부부도 그런 레이디를 아기와 함께 귀여워한다.

주인부부가 여행을 떠난 사이 레이디에게 위험이 닥친다. 주인 부부 대신 집과 아기를 돌보기 위해 온 숙모가 데려온 샴 고양이들 때문에 말썽장이로 몰려 숙모의 눈 밖에 난 레이디는 숙모가 재갈을 물리자 놀라서 거리로 달아난다.

낯선 세상 밖으로 나온 레이디를 거리의 부랑자 강아지들이 추격하고, 어디선가 트램프가 나타나 레이디를 구해준다. 트램프는 꾀를 써서 레이디에게 씌워진 재갈을 풀어주고, 단골인 토니네 식당으로 가서 맛있는 스파게티도 대접한다. 토니와 주방장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맛있는 식사를 하던 레이디와 트램프는 사랑에 빠지고 새로운 위기가 닥쳐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