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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것들/애니메이션

엘라의 모험 - 해피엔딩의 위기

by kaonic 2008.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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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를 비틀고 패러디를 통해 커다란 인기를 모은 <슈렉>시리즈의 기획과 제작에 참여했던 존 H.윌리엄스가 프로듀서를 맡아 그림형제의 동화 <신데렐라>를 바탕으로 다양한 동화를 혼합해 새로운 이야기 <엘라의 모험 - 해피엔딩의 위기 Happily N'Ever After>를 탄생시켰다. 연출은 독일 출신의 폴 J. 볼거가 맡았는데, 이 작품이 그의 장편 애니메이션 연출 데뷔작이기도 하다.

<엘라의 모험>은 할리우드 유명 스타들이 목소리 연기에 참여함으로써 프로듀서와는 별개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에이리언>의 여전사 시고니 위버가 사악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마녀 “프리다”역을, <그루지>를 통해 새로운 호러퀸으로 거듭난 사라 미셸 겔러가 주인공 “엘라”역을, <스쿠비 두>의 프레디 프린스 주니어가 엘라를 사랑하는 “릭”역을 맡아 화재를 모았다.
 
국내에서는 <무한도전>에서 어색한 웃음을 통해 커다란 인기를 모은 정형돈과 하하 콤비가 더빙에 참여해 스스로의 이미지에 잘 어울리는 캐릭터를 맡았다. 정형돈은 소심하고 겁 많은 캐릭터 “멍크”를, 하하는 사고뭉치 “맘보”역을 맡아 스스로의 캐릭터를 현실감 있게 살려냈으며, 국내에서 다양한 애니메이션에서 성우로 활약하는 베테랑 성우들이 참여해 각각 스스로에게 어울리는 캐릭터를 맡아 100% 한국어 더빙으로 개봉되었다. 덕분에 할리우드 스타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지만, 이번에 발매되는 DVD에는 한국어 더빙과 함께 영어 더빙이 함께 수록되어 있으니 할리우드 스타들의 목소리 연기를 새롭게 확인할 수 있다.

하하 정형돈

이 작품은 “옛날 옛적에...”로 시작해 결국, “그들은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동화의 전형성을 본격적으로 비틀기 시작한다.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미녀,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잭과 콩나무 등 여러 편의 동화를 차용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전형적인 스토리를 뒤섞고 꼬아버렸다. 그럼으로써 <슈렉>의 독창적인 새로운 스토리와 기존 동화와의 합류에서 벗어나 여러 동화들을 섞어놓고 재배치하며 과정을 바꾸는 방식으로 “해피엔딩이면 재미없잖아”라는 극중 대사를 통해 <엘라의 모험>이 추구하는 바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 속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바는 <슈렉>에서 이미 지속적으로 사용한 것의 확장판이 아니던가. 기존의 방식을 차용해 새로운 세계관을 제시했으나 <슈렉>시리즈의 프로듀서가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 관객의 시선을 끌기엔 어림도 없었다. 적극 주장하던 해피엔딩 비틀기가 결국 행복한 결말로 끝맺음하며 스스로 무너지는 이야기 속에서 새롭고 신선한 재미를 찾기엔 힘들잖은가. 이런 전차로 2007년 1월 미국 개봉에서 2천개가 넘는 극장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첫 주말 박스오피스 6위에 랭크되었으며, 다음 주로 접어들자마자 관람객 수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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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나라 마법왕국. 그곳의 주민들은 모두 동화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다. 그들의 삶은 자유가 없다. 그저 마법저울의 기울어짐에 따라 운명이 결정될 따름이다. 대마법사는 그 저울을 관리하며 동화나라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마법저울의 추가 선악의 균형을 이루는 동안 동화속의 주인공들은 언제나 똑같은 해피엔딩을 맞이하게 된다.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이 흘러가는 마법왕국에서 대마법사가 휴가를 떠나고, 그의 조수인 멍크와 맘보가 저울의 균형을 책임지게 되면서 동화나라의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근데 왜 마법저울이 신데렐라의 바보 왕자 험퍼딩크가 사는 성에 있는 걸까.
 
Any Way,
 
자신의 딸을 왕자에게 시집보내기 위해 파티에 참가하러 성으로 온 신데렐라의 계모 프리다는 멍크와 맘보의 다툼으로 인해 솔깃한 정보를 얻는다. 그것은 바로 마법왕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마법저울의 존재. 프리다는 멍크와 맘보를 쫓아내고 마법저울을 차지한다. 프리다의 농간으로 라푼젤은 탑에서 떨어지고,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찾아온 왕자는 그 자리에서 잠이 들고 만다. 콩나무를 타고 올라간 잭은 거인에게 밟히고, 럼펄스틸스킨은 아기를 빼앗아간다. 마법저울의 힘을 깨우친 프리다는 엘라가 왕자와 맺어지는 것을 방해하기 시작한다. 프리다는 동화나라의 악당들을 모두 모아 새로운 결말을 꿈꾼다. 엘라와 힘을 합한 멍크와 맘보는 과연 마법저울을 되찾아 마법왕국의 균형을 돌려놓을 수 있을까? 과연 엘라는 꿈꾸던 왕자님과 결혼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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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결국은 해피엔딩이 될 것이 뻔하지만, 조금쯤 기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