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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상자

사주팔자에는 정말 운명이 들어있을까?

by kaonic 2007. 4. 9.
작년에 본 기사 중 하리수가 여자로 태어났어야 할 사주라는 말이 있었다. 역술인의 말로는 “원래는 딸로 태어날 사주다. 부모님 또는 조상이 아들 낳기를 간절히 원해서 아들로 태어난 것같다”며 “여자가 돼야만 모든 것을 이룰 팔자기 때문에 본인이 잘 개척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역술인 “하리수 여자로 살 운명” 검색하니 제꺼덕 나오는군요.)

그런데 사주팔자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생년월일과 함께 태어난 시간을 기초로해서 뽑는다고 알고 있었다. 그 시간이라는 것도,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의 12간지로써 하루를 대략 두시간 가량되는 간격으로 나누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고 알고 있다.

하루 중 두시간 동안 몇명의 아이들이 태어날지는 모르겠지만, 2005년에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사람이 총 438,000명 가량 된다고 하니, 365곱하기 24시간을 해보면, 8760시간. 나누기 2를 하면 12간지로 4380번으로 나뉠 수 있다. (물론 사주는 음력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뭔가 조금 미묘하게 다르겠지만) 신기하게도, 딱 백배다. 물론 태어나는 시각이야 제각각이고, 대부분 자연 분만의 출산은 새벽시간에 치중된다고 하지만, 인공적인 수술로 인한 출산에 의해 출산 시간이 오후에 집중될 수도 있고, 어쨌든 통계는 내가 통계청 직원도 아니고 통계학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 것은 쥐뿔도 없으므로 어떤시에 얼마나 더 많이 태어나고, 얼마나 더 적게 태어나는지 잘 모른다.

그래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똑같은 사주를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이 최소한 2~30명은 되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그중에 남녀 성비를 따져봐도 요즘엔 남자의 성비가 높아졌다고 하니, 쉽게 30명으로 쳐서 16~7명은 남자. 13~4명은 여자 아이가 태어나지 않을까 예상을 살짝 해봐도. 하리수와 같은 사주팔자를 가진 남자가 16~7명은 된다. 이것도 최소로 잡은 것이니까. 게다가 하리수가 태어난 시기는 요즘같은 저출산 시기도 아닌데다 남아선호사상이 더욱 강하던 시기, 더 많은 수의 남자아이가 태어났을 것이다. 만약 그 시간대에 출생이 몰려 있었다면, 하리수와 같은 사주를 가진 남자가 수백 명이 넘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 남자들은 전부 여자로 태어났어야 할 운명이거나 여성으로써 살아가야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리는 운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일까? 사주팔자를 보는데 생년월일시를 제하고도 뭔가 또다른 정보가 입력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봐도, 어쩌다 미아리에 있는 역술원에서 본 사주라던가, 인터넷에서 재미삼아 보는 사주에서도 생년월일시 빼고 물어보는 것은 전혀 없었다.

잘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에 결론은 없다. 가끔 성공한 사람들의 기사에서 사주팔자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고 궁금했지만 별관심없던 이야기를 하리수 덕분에 한 번 써봤다. 길게 써봤자. 잘 모르는 분야. 빈소리가 막 튀어나올 듯하여 여기까지 쓰고 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