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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상자

연예인들이 말하는 공인이란 무엇일까?

by kaonic 2007. 10. 30.
요즘 연예인들은 무슨 사고만 쳤다하면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서 너도나도 뭔가 일이 터지면 기자회견부터 하고 본다. 그러면서 내세우는 말이 있으니 그 유명한 "공인"이란 단어다. "공인"으로써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했다는 건데, 그들도 사람이니 실수 하나 없이 살 순 없잖은가. 결혼해서 살다보면 서로 뜻이 맞지 않아 헤어질 수도 있는 것 이며, 사사로운 감정에 휘둘리다보면 사고 한 두 개 쯤은 칠 수 있잖은가. 왜 스스로를 "공인"으로 묶어서 한계를 정해두고 자유로움을 없애려 드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공인이란 단어의 뜻은 무엇인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원래 알고 있던 공인의 대표적인 뜻은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인데, 연예인들이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란 것인가?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연예인은 그저 연예인일 뿐이고 많은 이들에게 얼굴이 알려져 있기에 골빈당들에게 필요 이상의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일 뿐이다. 공인이라 하기엔 연예인 각각의 자신들에게 사사로운 이유가 너무 많다.

공인의 다양한 뜻을 살펴보면,

첫째, 공인(公認)으로써 국가나 공공 단체 또는 사회단체 등이 어느 행위나 물건에 대하여 공변함으로써 하나의 가치를 인정하는 뜻이 있는데 이는 사람 그 자체에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연예인 자체가 公認이라는 것은 성립하지 않는듯 하다.

둘째, 공인(公人)은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뜻한다. 즉, 국가나 사회를 위해 일하는 공직에 있는 사람을 말한다. 연예인이 공적인 일에 종사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것도 맞지 않는다고 볼 수 있지만, 공적인 일에 대한 정의자체가 매우 모호함으로써 연예인으로써 다수에게 영향력을 끼치고, 사회 흐름에 있어 무언가 주도해나아가는 부분이 분명 있으니, 그럴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품게 만든다. 하지만, 연예인은 자신을 상품화 함으로써 돈을 버는 하나의 직업일 뿐이다. 분명 사회적으로 이바지하는 부분이 없진 않겠지만, 그렇게 따지면 길거리를 걸어가는 아무나 붙잡고 말을 시켜도 이 사회의 구성요소로써 무언가 하고 있지 않겠는가?

셋째, 공인(工人)은 조선시대의 악기 연주를 맡아서 하던 사람을 뜻하니, 이는 모든 연주자가 공인에 속한다고 볼 수 있지만, 우리가 자주 말하는 公認은 아니니, 그참 모호하다. 어쨌든 연주를 잘하는 工人이란 말은 매우 타당하다. 음악가들은 모두 공인 아닌가.

넷째, 공인(功人)은 공로자를 뜻하는데, 공로자라 함은 매우 포괄적인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기에 일단 상받은 사람은 전부 공인인 셈이다. 그럼 뭔가 수상한 연예인만 공인인가? 그건 또 아니잖은가.

다섯째, 공인(共認)은 모두가 인정한다는 뜻을 가짐으로써 연예인이 스스로 "공인"이라 칭하는 것에 설득력을 갖게 만든다. 모두가 그들이 연예인이라고 인정할테니 당연 공인으로써의 타당성을 갖추게 되는데, 이렇게 따지면, "공인"으로써의 책임감 운운하기엔 매우 빈약한 근거가 되어버린다.

이 외에도 몇가지가 더 있지만, 대충 이 다섯가지의 공인이 예를 들 수 있는 한계다. 고루 따져본 결과 넓은 의미에서 연예인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불특정 다수에게 즐거움이나 모범적인 요소를 널리 보여줌으로써 공인(公人)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그렇게 인간 됨됨이가 바른 사람은 현 연예계에서 극히 일부일 뿐이다.

연예인 스스로 진정한 공인(公人)이 되려면, 사고친 후에 스스로 공인(共認)으로 칭하며 변명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모범적인 행실로 다수에 의해 인정되는 사람이 되어야만 할 것이다. 어줍잖은 사고를 치고 공인(共認)으로써 모범을 보이지 못해 죄송하다고 기자회견 같은 짓거릴 한다는 것 자체가 공인(公人)이 아닌 것임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