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게 몰아치는 나날 속에서 한 번 쯤 여유를 가져보려 했지만, 스스로 어찌할 수 없는 지라, 생각만으로 그친 기간을 지나며, 무 계획 속에 휩쓸리는 상황에 짜증난 그녀와 한 번 싸워주시고, 하고자 했던 일들은 모두 뒷전으로 밀려나 입을 막는 거미줄을 치우는 생을 살아가는 나날. 하나의 짧은 터널이 끝나가려하는 와중 또 다른 어두움의 재앙이 다가오는 시점.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세월을 깨작깨작 베어 먹으며 인생을 허비하는 삶. 그런 삶에 대한 불만으로 어찌할 수 없음에 대한 체념의 미학을 가꾸어보지만, 여지없이 깨어지는 하찮은 철학들. 그 속에서 어떻게 해도 바쁘다면 자리를 지키며 게으름이라도 부려보자는 헛된 망상. 이런 전차로 우울증에 한번 빠져볼까. 라는 생각이 들면, 나의 우울한 글을 읽고 마이너스반응을 톡톡 내던지는 이가 떠올라 우울함 조차 쉽게 들지 못하겠구나 싶은 마음. 사실 정말 우울증에 걸리면 이런 생각도 안 들고 그저 우울해질테지만. 우울함은 우울함으로 풀라고 했다던가. 그러니 더 우울한 글을 투덜대며 찍찍 싸질러대듯 쓰고 싶어도 눈치보는 이 바보. 그렇다고 정말 우울증이 아니라는 것 쯤은 알고 있다. 이렇게 투덜대는 것이 그저 한 순간의 한탄임이 분명하건데 가볍게 끄적이고 싶어서, 가끔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으니 눈치보지 않으려면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툴툴대는 것보다 부끄러움이라던지 오해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라던지 잡생각 같은 것을 좀 털어내고 그냥 생각이 흐르는 대로 스슥 써야하지 않을까 싶지만, 이러면서도 불안불안 눈치보는 내 맘은 대체 왜이다지 약하단 말인가.라고 말하면, 역시나 약한 모습. 그래 약한 건 약한거고, 강한건 강한거지. 그렇게 살아가는 거고, 모든 면에서 강해질 필요는 없잖아. 이런 개인적인 혼란의 와중에 나라는 혼란스럽고 어디로 갈지 모르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으니, 이건 뭐 내가 혼란스러워서 나라가 혼란스러운건지, 나라가 혼란스러워 내가 혼란스러워진건지, 다만 현명함이 필요할 뿐이야. 대체 지금까지 뭐라고 끄적 거린건지 기분이 참나무 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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