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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상자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프로그램도 점점 복잡하고 무거워진다.

by kaonic 2007. 4. 1.
CD R/W나 DVD R/W나 구입하면 대부분 따라오는 번들로 레코딩 소프트웨어인 네로 버닝 롬을 끼워준다. 그 네로의 최신 버전인 7에 와서는 프로그램이 점점 무거워지고 시스템에 간섭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쓸데없는 미디어 DB기능을 집어넣기도 한다. 컴퓨터의 속도가 빨라지고, 프로그래밍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예전의 단순했던 프로그램들은 점차 수많은 기능을 첨가하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이고, 가장 익숙한 예로 MSN메신저가 있다. 기존에는 단순하게 메시지만 처리하던 것이 이제는 쓰지도 않는 기능이 너무나도 많이 붙어있어 무거운 프로그램이 되어버렸다. 이는 모든 프로그램이 버전업 되면서 걸어가는 하나의 흐름이 되어버린 듯 하다. 예전의 단순하고 빠르고, 편리하게 그래픽 이미지를 보여주던 ACDSee조차 8번째 버전에 와서는 종합선물세트화 되어버렸다. 기능과 함께 버그가 많아지고, 사용상의 편리함과 단순함은 사라져 버렸다. 시스템을 다시 설치하면서 ACDSee 8을 설치해 보았다.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수많은 옵션과 기능에서 오는 중압감과 함께 추가된 기능을 탐색하고, 익히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익숙해질 무렵, 문득 이렇게 까지 복잡하게 프로그램을 써야만 하는걸까? 싶은 생각이 들어 제거하고, 예전에 쓰던 클래식 버전을 설치한 순간. 확 뚤린 이 기분 어찌할 바를 모를 정도로 단순해진 기능에 마음이 흡족해졌다. 결국 예전으로 돌아가 버렸다. 기능을 아무리 많이 집어넣고, 새로운 편리함을 강조한다 해도 단순한게 좋다. 즉, 단순하고 직감적인 인터페이스가 좋다는 말. 이런 저런 기능 아무리 붙여놓아봤자. 프로그래밍하는 시간만 늘어나고, 버그만 늘어날 뿐. 그러고보니. 운영체제도 마찬가지다. 윈도우즈 운영체제중 최초로 쓸만했던 윈도우즈 3.1을 거쳐 지금의 XP까지 오는 동안. 운영체제는 운영체제로써의 기능을 강화함에 많은 성과를 이루어 냈지만, 강화된 성능에 더해 쓸모없는 것들이 잔뜩 붙어버리고 말았다.

몇가지를 살펴보면,

게 임은 최초에 두세가지의 카드게임과 퍼즐게임이 제공되더니, 이제는 무려 11개의 게임이 추가되었다. 실제로 가끔 하는 게임은 옛날부터 있어오던 프리셀 뿐. 새로이 추가되었을 당시만 해도 하나하나 해보았지만, 역시 사람은 개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게임만을 하게 마련. 가끔 시간 때우기로 프리셀을 하는 것이 전부지만, 나머지 10개는 항상 운영체제의 설치와 함께 같이 설치되어버린다.
XP서비스팩2 부터 설치되기 시작한 보안센터. 방화벽이 있고, 자동업데이트가 있고, 바이러스 백신이 있다. 방화벽은 날로 증가하는 해킹의 피해로부터 자신의 컴퓨터를 지켜준다는 긍정적 효과가 있는 반면, 인터넷에 접속해서 사용하지 않는 사용자에게는 그저 시스템 자원을 잡아먹는 존재일 뿐. 자동 업데이트 또한, 새로운 업데이트를 자동으로 해주는 것은 좋지만, 원치않는 업데이트조차 한꺼번에 업데이트 시켜버리고 사양이 낮은 컴퓨터에 있어서 자동으로 업데이트를 받게 되면 전반적인 컴퓨터의 속도가 느려져 사용상에 불편함이 따른다. 거기에 덧붙여진 바이러스 백신은 윈도우즈 자체에서 제공되는 것이 아닌 외부 백신을 설치해야만 한다. 외부 백신이 설치되어있지 않으면, 빨간 방패가 등장해서 뭐라도 설치하라고 종용하기에 이른다.
인터넷 익스플로어도 마찬가지로 무조건 함께 설치된다. 운영체제가 업그레이드되면서 인터넷 익스플로어와 파일 익스플로어의 기능이 연계되고, 조화를 이루면서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렸다. 결국 사용자들은 기본으로 제공하는 것을 쓸 수 밖에 없으며, 제품의 경쟁력이라는 것도 만들어지기 힘들게 되어버렸다. 제아무리 새로운 기술과 편리함으로 무장된 파이어폭스를 포함한 기타 웹 브라우저라고 해도 주류가 될 수 없게 되버린 것이다.

이 외에도 수많은 기능이 운영체제 하나에 덧붙어 있다. 그럼 이러한 기능들을 전부 사용하는가? 자문해보면, 운영체제로써의 역할을 제외하고, 사용하는 것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밖에 안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운영체제를 설치할 때에 사용하지도 않는 옵션들이 한꺼번에 설치되어버리고 만다. 하나하나 선택할 수 있게 만들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무엇이 쓸모있는 기능이고, 무엇이 쓸모없는 기능인가 라는 것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으며, 운영체제에 대한,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선택하기도 힘들다는 것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선택의 필요성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어쨌든 하고 싶은 말은 제발 좀 기본기능에 충실해 달라는 것.

어째서 업데이트가 되면서 점점 느려지면서 복잡해지고, 시스템 사양은 높아져야만 하는 것인가? - 컴퓨터 산업의 발달도 좋고, 때가 되면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시스템을 판매해야 이윤을 남겨서 또 새로운 기술이 담긴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지 않는가? 그래서 발전이 이루어진다. - 라는 문제는 사용자가 정기적으로 새로운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점점 더 복잡해진 프로그램을 사용하느라 쓸데없이 쓰게되는 시간을 늘어나게 만들어 비용과 함께 시간의 소모를 증가시키는 문제와 비례할 수 밖에 없느냔 말이다.

단순하고, 편리하게 살아보자. 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