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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식탐

지난 몇 달 동안의 저렴한 와인 시음기

by kaonic 2007. 4. 6.
저렴한 와인들을 두루 섭렵해보자는 생각으로 우선 이마트의 저렴한 와인들을 섭렵했다. 라지만, 저렴한 종류도 꽤 많은지라 전부 먹어볼 순 없었다. 어쨌든, 몇 달 간 꽤 많은 와인을 마셨다. 이거 알콜중독이 아닌가 걱정스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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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첫번째 줄. 시트라 씨리즈는 7천원대의 와인으로 한 때 할인 행사를 하면서 6천원대에 팔리던 와인으로 네종류가 있는데, 그중 산지오베제가 그럭저럭 쓸만한 맛을 내준다. 너무 가볍지 않고, 적당한 산도를 가지고 있다. 그 옆의 폴링 스타는 9천원대의 와인인데 차라리 시트라 씨리즈가 훨씬 좋은 느낌으로 매우 가벼운 느낌과 함께 산도가 높다. 구입 실패작으로 분류. 그 옆의 뜨리벤또는 8천원대 카베르네-멜롯은 시큼한 느낌이 많이 나서 탈락. 쉬라즈-말벡은 그럭저럭 합격선이다. 우측의 르쁘띠 소믈리에 시리즈는 4천원대의 테이블 와인으로 카베르나 쇼비뇽 보다 멜롯이 월등히 나은 느낌을 줘서 놀라게 만들었다. 이 모든 와인의 공통점은 전반적으로 묽은 느낌이 있으며, 향이 깊지 못하고 얉은 편이다. 이들은 말그대로 밥먹다가 그냥 한 잔 걸치는데 적합한 테이블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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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줄에는 시트라의 네가지 시리즈를 한데 모아 보았다. 그 옆의 벨가라는 달지는 않지만, 단내가 살짝 풍기고, 피망 냄새가 조금 느껴지는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와인으로 가격은 1만원 대. 맨 오른쪽의 앙리 메독은 롯데백화점에서 특별 세일로 산 9900원짜리 와인. 이곳에 열거한 모든 와인 중 단연 상등품. 원래는 3만원대의 가격에 팔리던 것이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낮춰지고, 행사까지 겹쳐서 9900원이 되었다고 매장 직원이 열변을 토했지만, 원래 가격을 알바 없으니...... 어쨌든, 심홍의 짙은 색과 함께 향이 잘 어우러져 전반적으로 잘 짜여진 맛의 부드러운 와인으로 가격대 성능비가 좋다. 초보에게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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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의 메종 비알리드는 세미 스윗 와인으로 가격은 6천원대, 적당한 단맛과 약한 바디감으로 와인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 하다.(작업용 와인) 그 옆의 무똥 까데는 싼 것만 먹을 수는 없지 않은가?! 라는 마음으로 구입했던 와인. 워낙 유명한 와인이기에 설명은 생략. 중간의 발두지는 1만원대, 꿀내음이 살짝 감돌면서 과일향이 도는 화이트 와인으로 황금색이 감돈다. 역시나 작업용 와인. 그 옆의 빌라 M은 워낙 유명한 작업용 와인이니 패스. 마지막으로 비냐 토르카는 1만원대 중반의 가격으로 나무향이 느껴지고 적당한 바디감을 가지고 있지만, 가격대 성능비는 안 좋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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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Gau Odernheimer Petersberg Eiswein도 한 병. 2만원대 중반. 독일산 아이스 와인으로 신선한 과일향과 함께 그 강렬한 단 맛은 쵝오. 역시나 작업용 와인. 그 옆의 꾸베보리는 4천원대 화이트 와인으로 한번 먹어보고 음용용이 아닌 요리용으로 사용했다. 맛은 별볼일 없음. 마지막으로 병 모양이 이쁜 제이피 쉐네 화이트. 7천원대 와인으로 상큼함과 깔끔한 뒷맛으로 단 맛이 약해서 느끼한 음식과 함께 먹기 좋다.

이상 오랫동안 미루어 두었던 저렴한(?) 와인 시음기. 이로써 병을 후련~하게 내다 버릴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와인은 품종별이나 종류별, 제조방법로 각각의 조합으로 몇가지의 경우로 나뉘어 맛의 분포가 비슷한 경향을 가지기 때문에 탁월한 혓바닥이 아닌 이상, 전부 구분하기 힘들다. 아마 전 인류의 2~3%정도만 절대 미각의 소유자라고 했던가? 어쨌든, 큰 차이를 보이는 너뎃가지만 알고 있으면 만사 오케이.

산도로 표현되는 신 맛의 정도
바디감으로 표현되는 떫은 맛의 정도와 부드러움의 정도
이런저런 이름의 냄새를 가져다 붙이지만, 기실 몇 개 밖에 구분이 안 되는 향의 정도
당도로 대변되는 달콤함의 정도

이상의 다섯가지 정도로 취향을 구분하면 될 듯 하다.

가격의 차이는 이러한 맛이 얼마나 잘 조화되어 있는가에 따른다. 비싼 와인은 비싼 값 때문에 더욱 맛있게 느껴지는 심리적인 효과도 있기에 저렴한 축에서 잘 골라 보는 것이 좋다. 적정가격의 잘 조화된 와인이 진짜다. 비싸다고 좋을 거 별로 없다. 4500원짜리 달콤한 국산 레드 와인도 때에 따라 끌리는 법이다. 이제 우리 모두 알콜 중독의 세계로 한 발짝 다가서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