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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 - 와타야 리사

by kaonic 2007.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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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 증정본이 손에 굴러들어왔다. 시판되는 양장본에 비하면 오히려 단순하고도 가벼운 증정본이 마음에 든다. 책 모양이나 휴대성에 있어 그렇다는 것이다. 내용에 차이는 전혀 없으며, 사실 사서 보기엔 좀 얇고도 가벼운 느낌의 서점에 서서 한 번에 다 읽어버릴 수 있을 것 같은 이미지를 지닌 책인지라 증정본이 아니었다면, 아쿠타카와 상을 수상했던 안 했던, 읽지 못했을 소설.

이런 류의 일상과 관계, 그리고 성장통을 담은 책을 읽어본 적이 대체 언제인지 가물가물하기만 하다. 그동안 매우 장르쪽에 치중한 독서를 했다. 중간엔 게임에 빠져서 허우적 대기도 했다. 머리통을 굴리는 고뇌와 함께 가열찬 두뇌의 사용에 지쳐, 아무 생각 없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가볍고도 가벼운 영화나 드라마를 보곤했다.

그렇다고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이 깊은 고뇌를 끌어낼 소설은 아니다. 가볍게 지나간 세월이 떠오르게 만들기도 하고, 그 시절 무슨 생각으로 살아갔나를 생각할 수 있어, 지나간 고교시절의 여름날 추억을 되새기게 만들어 주는 소품과도 같은 중편이다.

주인공 소녀 하츠의 사춘기적 생각과 함께 그 시선처리가 무척이나 자연스럽게 표현된다. 이미지가 자연스레 떠올라 당연하다는 듯 그 세계로 빨려들게 만든다. 바르고 꾸밈없는 문체의 사용으로 진솔함과 당당함을 드러낸다. 냉소적인 성격의 사춘기 소녀가 그러하듯, 하츠가 자신만의 두텁고도 얇은 벽을 구축해 나가는 과정은 솔직히 놀라울 정도로 날카롭게 져며온다. 새로운 사회 속에서 평범한 관계의 구축에 차가운 시선을 보내며, 허물어져가는 감정과 이어지는 관계가 새삼스럽다. 스스로도 알수 없는 감정의 흐름이 잘 포착되어 있어, 쓸쓸하게 흘러가는 글 속에서 오히려 쓸쓸함보다는 안스러움과 함께 오래된 감정들이 되살아난다.

가볍게 말하자면, 하츠와 니나가와의 소통에 응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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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야 리사

1984년 교토에서 출생, 2004년 현재 와세다대 교육학부에 재학 중이다. 2001년 17살인 여고생 때 입시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쓴 <인스톨>이라는 소설로 제38회 문예상을 수상했다.

그후 2년 만에 발표한 장편소설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은 아쿠타가와상 공동수상작으로 선정되면서 역대 최연소 수상자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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