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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삶이 담긴 주방 이야기 "나는 부엌에 탐닉한다"

by kaonic 2007.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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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탐닉 시리즈는 어디까지나, 전문가적 견지가 아닌 전문가 급의 아마추어가 일상에서 탐닉하는 생활상이다. "나는 부엌에 탐닉한다" 또한, 여기서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단순하게 "이건 요리책이다."라고 말할 수 없는 부분이 다수 존재한다. 여기엔 부엌에서 요리하는 주부의 일상과 함께, 가정 생활, 아이들의 양육 등. 부엌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가정적인 일상이 담겨 있다. 일종의 삶의 노하우가 들어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더욱 유익한 탐닉이 아닐까.

특별히 순서를 따지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아무 곳이나 페이지를 펼치면 그곳에 삶이 들어있다. 마치 다른 이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기분이 들때도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여유있는 시간에 한두페이지 읽고 덮어두면 어느새 빵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스멀스멀 기어오르게 만든다. 빵이 주가 되지만, 빵만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쿠키도 있고, 도넛도 있고, 떡도 있고, 전도 있고, 케잌도 있고, 실생활에서 쉽게 해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가득 담겨 있다. 이와 함께 그릇에 대한 이야기까지. 정말이지 저자의 모든 관심사가 가득 담겨 있다.

빵을 만드는 과정을 볼 때는 만들어보고 싶은 욕구가 고개를 들고, 만들어놓은 빵을 보면 군침이 살살 돈다. 블로그나 책을 보면서 쉽게 따라하지 못할 것도 없어보이지만, 게으름이 죄다. 그렇게 생각하면, 그는 매우매우 부지런한 듯 하여 그 부지런 함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언제쯤 이 게으름에서 벗어날까 생각해 보지만, 천성이 그런건 어쩔 수 없나보다. 그저 조금씩 움직여 보는 수 밖에.

이 책의 저자 유성실은 요리에 관심있는 블로거라면 RSS리더기나 링크, 북마크를 등록해 놓고 자주 찾는 대표적인 요리 블로그인 "유난 드자이너 리"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블로그를 살펴보면 쉽게 "나는 부엌에 탐닉한다"를 예측할 수 있다. 그에게 있어 부엌은 삶의 중심이며 엄마로써, 아내로써, 도자기 디자이너로써, 사무실 보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블로그를 통해 보여주는 모습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부지런해서 더욱 여유로운,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그런 즐거운 삶을 살아가고 있어 살짝 질투가 날 정도다.

덧,
갤리온에서 책을 보내줄 때 겉장 안쪽에 작은 포스트잇 메모가 적혀 있었다. 인간적 따스함에 살짝 감동 받았으므로 기록에 덧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