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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상자

짜증나는 핸드폰 매장의 상술과 이통사 보조금

by kaonic 2007. 10. 25.
핸드폰 버튼이 맛이 가기 시작해서 몇몇 버튼이 꾹꾹 누르지 않으면 작동하지 않고, 시시때때로 꺼져버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사용한지 이제 2년 9개월 정도라서 3년은 꽉 채워서 사용할 예정이였다. 하지만, AS비용이 만만치 않은 듯 해서, 새로운 전화기로 바꾸기 위해 핸드폰 매장을 좀 돌아다녔다.

번호이동할 마음도 없고, 새로나온 서비스는 더더욱 쓸 마음도 없는데다, HSDPA라던가 뭐라던가 화상전화가 되는 새로운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기존의 011,016,017,018,019 등을 010으로 바꿔야 된다나 뭐라나. 010이라도 만약 7자리 번호라면 8자리 번호로 변경해야 한단다.

번호를 바꿈으로써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전부 귀찮아서 그냥 기기변경을 하려 했지만, 한 달에 4~5만원 정도를 사용하기에 보조금이 밑바닥 인지라 핸드폰 가격이 최소 20만원이 넘어간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더라. 한달에 대체 얼마를 써야 풍족한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겠는가? 따져보니 한달에 9만원 이상을 내야 2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겠더군. 맙소사!

그러면서 화상전화되는 걸 구입하면, 통신회사에서 보조금이 더 많이 나오니 차라리 화상전화로 바꾸라는 소리를 여기저기서 들었다. 이런 결과로 기능 적은게 비싸고, 기능 많은게 더 싼 오묘한 상황. 어여 USIM의 락이 풀리고 활성화 되어야 이따위 일들이 일어나지 않을텐데... 에효.

전화기로 DMB를 보고, MP3를 듣고, 사진을 찍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전화기로 그냥 전화만 쓰고 싶은 사람도 있잖소. 전화기는 그저 전화만 잘~ 되면 만사 OK주의라서 정말 단순한 모델을 찾고 있었기에 새로운 기능들은 더더욱 가치없이 느껴졌다.

게다가 요즘 기능 많은 전화기들은 대부분 화면도 큼~~직~~하게 나오니 당연히 핸드폰의 크기도 엄청나게 거대해졌다. 마치 초창기의 벽돌형을 지나서 대중화되기 시작할 즈음에 등장한 플립형 핸드폰의 크기가 연상될 정도로 큼직하니 부담스럽다.

너무 작은 건 곤란하겠지만, 적당히 작고, 단순한 기능을 가진 핸드폰을 선호한다. 이모저모 따져보니 차라리 마음에 드는 모델을 신규로 하나 만들고, 3개월 유지하다가 해지하고, 기기변경신청을 하는 것이 제일 돈이 적게 든다는 계산이 나왔다.

어쨌든 마음에 드는 핸드폰을 찾아서 가격을 물어보았다. 24만원가량을 부르기에 부담스러워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대부분 비슷한 가격을 부르기에 그런가보다 하다가 어느 곳에서 14만원을 부르는게 아닌가?

옳다쿠나~! 여기서 사면 되겠구나 싶어 얼른 들어가 상담을 시작했다.

이상한 표를 끄집어 내더니 담보가 어쩌고, 보증 보험이 어쩌고, 알 수 없는 소리를 쫑알쫑알 하더니, 4만원의 금액을 더 붙여서 18만원 가량을 내란다. 그나마 다른 곳 보다는 가격이 저렴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구입확정의사를 밝혔다.

그랬더니 판매직원은 신이나서 보조금이 어쩌고, 정부 지원금이 어쩌고 더욱 알 수 없는 소리를 마구마구 내뱉더니 24만원을 내야 개통이 된단다. 그런데, 여기서 할부로 구매를 해야 하며, 가입비는 꼭~ 분납을 해야 하며, 24개월을 사용하게 되면, 매달 핸드폰 값 1만얼마가 청구되는데, 거기서 사용할수록 얼마씩 빼줘서 결국엔 18만원가량에 구입이 되는 셈이라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마구마구 내뱉는 알 수 없는 말들과 함께 은근한 압박을 받으며 멍하게 끌러가다보니 가격이 10만원가량 올라가서 다른 곳과 같아졌다.

어라?

어리둥절 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이건 뭐냐. 14만원이래메. 뭐가 이리 복잡하게 붙어나오냐.

잠시 갸우뚱 하고 생각해보니,

이자식! 나를 가지고 살살 굴리고 달래서 어리버리하게 핸드폰을 구입하게 만드려는 속셈이였다는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이후에도 지나다니며 몇 군데 더 알아 봤지만, 10곳 중 5곳은 이런 식으로 내려서 부른 후 붙여먹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설명 들어주느라 평균 20분 이상의 시간을 소모하다 보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었다.

핸드폰 구입 미션으로 얻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어리버리하다보면 넘어가는 교훈
1. 너무 값이 저렴하다 싶으면 조건이 많이 붙는다. 확실히 물어보고, 따져서 구입할 것.
2. 싸게 사고 싶으면 그냥 최신형으로 번호이동을 할 것. 특히 LG로 넘어가는 것이 저렴하다.
3. 기기변경은 허울좋은 보조금만 나오니 기계값 전부 주고 산다는 마음으로......
4. 신규를 이용한 기변은 3개월의 유예기간이 생기며, 계산 잘못 하면 오히려 기기변경보다 돈이 더 든다.
5. 매장직원의 말을 주의깊게 듣고, 궁금한게 있으면 확실히 물어야봐야 한다. 어쨌든 모든 답은 그 수다 속에 들어있다. 어리버리 멍하게 듣다보면 말려들어서 비싸게 사버리니 주의!!
6. 멍하게 있다보면 구입시에 당장 현금이 들어가지 않지만, 나중에 할부로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된다.
7. 핸드폰을 살 때는 현금 박치기가 제일 속 시원하다.
8. 매장직원의 협박에도 굴하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핸드폰의 구입은 폰파리들과의 전쟁이다.

결국, 손에 쏙~ 들어오고 기능도 단순한 모델을 찾아내서 8만원을 주고 신규로 핸드폰을 구입했다. SKT 가입비55000원은 일시불로 납부했으며, 1개월의 데이타정액제가 포함되었으며, 요금제는 기본. 3개월 사용요금과 총 지출비용을 모두 합산해 보니 같은 모델을 기기변경으로 구입하는 경우보다 5~7만원 가량 적게 들었다.

3개월 동안 두개의 핸드폰을 굴리게 되었다. 다음에 핸드폰을 구입 할 때는 USIM 카드가 활성화 되어 있을테니 이런 일 없겠지. 보조금도 없어질테니, 값싼 모델도 많이 나올거야. 보조금이니 뭐니 이모저모 따지고 돌아다닐 필요 없이 그냥 핸드폰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정가의 핸드폰 모델을 집어들고 USIM카드 끼운 후 내꺼~ 하면 좋겠다. 핸드폰 구입도 스트레스. 스트레스.

덧.
작동에 문제생긴 핸드폰을 갈아 치우기 위해 새로운 핸드폰을 구해오니, 갑자기 구형의 버튼이 예전보다 조금 잘 눌러진다. 꺼지는 빈도도 좀 줄어든 것 같다. 느낌 뿐 일까? 버려지기 싫어서 발버둥 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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