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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상자

어느덧 12월, 한 해가 얼마 안 남았구나.

by kaonic 2007. 12. 4.
11월을 넘어서면서 인생이 제대로 과도기적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12월을 어떻게 보낼지 난감할 따름이다. 한 해의 마무리 라는 건 제대로 생각해 보지도 못하고, 그저 흘러갈 따름으로 단지 지켜보게 될 것 같다. 어쨌든 그렇다. 직장을 옮긴 일이 잘 한 일인지, 못 한 일인지 구분조차 가지 않는다. 적응이 안 되서 공중에 떠올라 이리저리 흐르는 기분이다. 이래저래 투덜대기만 하는 인생이로세. 어쨌든 시간은 흐르고 어떻게든 되겠지. 케세라세라~ 하고 앉아 있을 정도로 안일했으면 좋겠지만, 잡생각들이 마음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고, 이리저리 흔들어대고 있다.

이런저런 소식도 멍하게 되어버렸고, 그나마 열심히 뒤적이던 블로그도 잘 보지 않게 되었다. 간혹 끄적이던 낙서도 의욕을 잃어버렸다. 솔직히 시간이 없다 하지만, 어딘들 틈이 없겠나. 잃어버린 것은 여유다. 이래저래 끌려다니며 한 해의 마지막 달을 보내고 있다. 모든 것을 만족 시킬 순 없겠지만, 내 사랑만은 지키고 싶다. 그럼에도 흔들리는 마음이 사랑에도 영향을 주고 있으니 난감할 따름이다. 전에 없던 짜증이 더 늘었으며, 귀차니즘은 열 배 쯤 늘어난 것 같다. 상처주지 않게 조심해야 겠다.

얼마전 에드센스로 들어온 돈으로 시작한 펀드는 영 재미를 못 보고 마이너스를 달리고 있다. 별로 신경 쓸 필요 없는 적은 돈인데다, 원래부터 묶혀두고 신경쓰지 않던 돈이지만, 펀드에 집어넣은 후엔 매일 같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냥 잃어버리고 진득하게 기다리면 될 일을 내 손으로 어찌할 수 없는 수익율 따위에 신경쓰는 일에 스스로 짜증나기 시작했다. 돈으로 돈을 만들려면 신경써야할 것이 마땅하겠지만, 단기를 생각한 것이 아니니 이건 아니지 싶다.

돌아보니 무엇 하나 생각대로 이루어 낸 것이 없다. 운동도 그렇고, 공부도 그렇고, 일도 그렇고, 직장도 그렇고, 돈도 그렇다. 어설프게 조금씩 손대다 은근슬쩍 흐트러진 것이다. 이도저도 아니게 되어버린데다 마음의 여유마저 잃어버린 한 해다. 마지막 12월은 좀 알차게 보내고 싶었으나, 일이 가만 두지 않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이다. 직장을 옮긴 후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없는 것이 너무나 많아져서 난감하다. 자기계발은 둘째 치더라도 데이트할 시간조차 없으니 이러다 잃어버리는 것이 아닐지 두렵다. 그러고보니 곧 생일이군. 이룬 것 없이 나이만 먹는구나.

마지막 하나의 희망은 그나마 낙천적인 마음. 열심히 삽질을 하다보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다못해 구덩이 하나 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