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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상자

별 의미는 없지만, 어쨌든 090909

by kaonic 2009. 9. 9.
100년 내에 다시 오지 않을 영구의 향연, 오늘을 영구데이로 임명하노라!며 거창하게 외쳐봤자 들어주는 사람은 없다. 문득 날짜를 보다가 영구가 세번이나 반복된다는 사실에 혼자 감격(?)했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의 오늘은 어땠을까? 라는 생각에 자료조사에 들어가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높고 푸른 하늘과 시원한 바람, 성큼 다가온 가을날을 온 몸으로 느끼며 오후로 접어들었지만, 화창한 날이라고 특별히 좋은 일은 일어나지 않더라. 이제 겨우 절반을 넘어선 하루에서 벌써부터 뭔일이 안 생겼다고 칭얼대며 일은 안하고 쓸데없는 검색질을 하고있는 걸 보면 가을이 오긴 했나보다.

1945년 9월 9일, 미군이 한양을 점령하고, 조선총독부가 미군에 항복문서를 조인함으로써 일본의 항복이후 문서상으로도 식민시대가 끝나게 된 날이었다. 하지만, 이후 당분간의 세월이 미국과 소련이 나눠먹는 식민지에 가까운 지경에 이르렀다.

1945년 9월 9일, 한양을 점령한 미군

1945년 9월 9일, 조선총독부. 미군에 항복문서를 조인하다.


마지막 조선총독인 아베 노부유키는 조선총독부의 마지막 업무에서 다음과 같은 재수없는 말을 남겼다.

" 우리는 패했지만 한국은 승리한 것이 아니다. 장담하건데, 한국민이 제정신을 차리고 찬란하고 위대했던 옛 조선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100년이라는 세월이 훨씬 걸릴 것이다. 우리 일본은 한국민에 총과 대포보다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 놓았다. 결국은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 삶을 살 것이다. 보라! 실로 조선은 위대했고 찬란했으며 찬영했지만 현재 한국은 결국은 식민교육의 노예로 전락할 것이다. 그리고 나 아베 노부유키는 다시 돌아온다."

아베 노부유키는 죽었고, 조선이 영광을 찾는데 100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리진 않았지만, 조금은 맞아떨어진 것 같아 씁쓸하다. 이게 다...... 휘유. 누구 탓은 그만하자.

 
1948년 9월 9일, 미국의 관리를 받던 남쪽에서 대통령과 제헌의원을 선출하고 정부수립까지 선포해버리는 바람에 소련의 관리를 받고 있던 북쪽도 이에 상응한 조치를 취해버렸다. 1948년 8월 25일 `최고인민회의대의원선거`를 실시해 221명을 선출했고, 9월 9일에는 김일성을 수상으로 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하고 말았다. 사실상 분단국가로써의 첫 걸음을 뗀 날이다. 이 당시도 조선은 소련과 미국의 식민상태나 다름 없는 슬픈 재활의 기간이었으며 앞으로 다가올 전쟁과 오랜 기간의 대립을 예고하는 나날이었다.



1982년엔 국내생산 초음속 제트 전투기 F5F 타이거2(제공호)의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F-5E/F기는 미공군의 국제형 전투기(IFA) 개발계획의 일환으로 구소련의 Mig-21 전투기를 견제하기 위하여,1972년 8월 노스립사에서 개발한 초음속 경량 전투기다. 국내에서는 그저 일부 부품의 생산라인을 개설하고, 기술을 배워와 조립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F-5E형은 종래의 F-5 시리즈의 최대결점이었던 엔진출력을 22.5%나 향상시키고, 기체구조를 대폭 설계변경하여 무장을 강화시킨 것이다. 이 F-5E/F 시리즈는 유럽의 여러 나라와 사우디아리비아 등 20여개국에 2천 대 가까이나 많이 보급되고 있는 국제형 전투기다.

대충 이정도가 눈길을 끄는 한국 근현대사였달까.

1962년에는 찌라시의 대표주자 일요신문이 창간되었고, 1968년에는 무역박람회가 개막되었으며, 1972년엔 문공부에서 일본 요미위신문 서울지국을 폐쇄시켰고, 1990년엔 서울지역의 엄청난 폭우로 한강이 범람했었다. 이후 부분적인 한강 정비가 이루어졌다. 거의 20년이 지난 현재, 2MB가 4대강 정비를 손에 들고나와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멀쩡히 잘 흐르는 강, "그냥~ 내비둬어~". 찬란해보였던 2000년에는 공동경비구역JSA가 개봉 5일 만에 9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었다. 최근 케이블에서 JSA를 다시 봤는데 당시의 재미는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더이다.

그리고 오늘,

코스피는 오후들어 하락장인 가운데 1600선을 지지하고 있다. 신종인플루엔자가 신종플루라는 귀여워보이는 애칭(?)으로 유행하며 전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그 치료제로 알려진 타미플루의 유효성 및 부작용 논란이 일고 있으며, 2MB는 엄청난 세금을 쏟아 국내에 타미플루를 적극 도입해 전 국민을 인체실험 대상으로 확정지었다. 싸가지없는 고딩이 여교사를 성희롱하는 동영상이 나돌아 전국을 분노에 몰아넣었다. 오전 8시30분에는 다음에서 운영하는 한메일이 3시간가량 마비되어 혼란을 빚어내기도 했다. 옛날 같으면 우체국이 3시간 정도 문을 못 연 것과 같지만, 이메일 시대에 와서 그효과는 꽤 커다란 불편으로 다가온다. 기다림의 소통시대는 이미 저 멀리 흘러갔다. 비틀즈의 앨범이 100% 디지털 리마스터링되어 전세계 동시발매된다. 약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디자인과 감각 하나로 먹고사는 애플에서 새로운 발표를 했다. 아이팟 터치의 3세대 모델은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카메라를 제거한 상태로 출시되었으며, 아이팟 나노 5세대는 라디오 튜너를 내장했으며, 카메라가 장착되어 동영상 촬영기능을 지니게 되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정지화상의 촬영은 불가능한 반쪽짜리 카메라가 되었다. 또한 한국내 출시는 1400원대의 환율이 적용된 부담스런 가격으로 이루어져 원성을 사고 있다. 환경재단은 환경위기시계의 시각이 9시 51분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예전에 비해 25분이 빨라졌다고 한다. 환경전문가들이 느끼는 인류의 생존위기감을 나타내는 환경위기시계는 12시가 끝이다. 그들은 이제 우리에게 2시간 9분의 시간이 남았다고 말하지만, 어짜피 내 인생과 언제 나올지 모르는 내 딸의 일생 중 인류 멸망을 볼 확률은 매우 미미하기 때문에 그냥 합리적으로 살기로 했다. 어짜피 인류가 멸망해도 지구는 살아남고, 지구가 뽀사져도 우주는 살아남는다. 우주가 소멸되면? 그땐 그때 가서 볼 일이다.

키워드 (15시 기준)

전세대란, 신종플루, 엄기영, 정운찬, 동방신기, 2PM, JYP, 기무사 사찰, 4대강 죽이기, 시크릿 송지은, 재범 오열, 홍지민 남편, 강릉 화재, 교사 급여, 단도제, 박지성 연봉, 이사강, 배용준 전애인, 1살 만삭, 김현중 신종플루, 이혁재 하차, 실종 고교생, 이사강, 여교사 성희롱, 이인혜, 임정희, 오메가3, 노동청, 선덕여왕, 애국주의, 파시즘,

aNd...... 싫은건 싫은거고 대동단결해 비합리적 방향으로 몰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스스로 바르게 합리적으로 지내면서 주변에 전파하고 조금씩 나아지리라 기대해보는 수밖에 없다. 털어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어디 있나? 여유를 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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