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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상자

감기양을 소환해 버렸다.

by kaonic 2007. 3. 29.
감기양을 강림시키는 우를 범해버렸다.

전혀 만나고 싶지 않은 대상 1호에 선정되어 있는 그녀를 소환하다니 미쳤지.

목이 잔뜩 부어 아프고, 가래도 있고, 기침도 나고, 콧물도 나온다.

처음엔 목이 부었다. 사실 편도선이 자주 붓는 조금 고장난 인간인지라 편도선이 부은줄 알고, 약국에서 편도선을 가라앉혀줄 약을 찾아 먹었지만, 다음 날부터 감기의 증상이 하나씩 찾아오고야 말았다. 아직 날도 더운데 감기라니. 이런 절망적인 일이. 온몸에 식은땀이 줄줄. 사무실에 앉아서 혼자 사우나 하는 기분. 특별히 너무 아파서 온 몸이 무거워 쓰러질 지경이야. 라면 차라리 좋겠다. 그렇게 되면 누워있을 수 있잖아. 하지만, 일하는데는 별로 지장이 없다는 것이 문제. 기침을 쏟아내고, 콧물을 훌쩍거리고, 땀을 삐질 삐질 흘러대도, 그다지 어지럽지도, 온몸이 욱씬거리지도 않는다. 그저 불편하게 목이 아프고, 기침이 좀 나오고 콧물이 흐르고, 땀이 주룩주룩 쏟아질 뿐이다. 이래선 견딜 수 있잖은가. 다만 지극히 불쾌하고 불편할 따름.

이럴때는 어설프게 아프면 오히려 정신적으로 더욱 힘이 들어서 지쳐간다는 생각이 든다. 경험상 몸살로 확실히 하루나 이틀쯤 앓아눕고 툭툭 털고 일어나는게 정신적으로 덜 고통스럽다.

이렇게 두통을 제외하고 감기에 나타나는 모든 증상이 있음에도, 몸은 전혀 안무거운 감기는 전혀 달갑지 않아. 그냥 자빠져서 쉬기에도 뭐하잖아. 그렇다고 누워서 쉬고 있다고 쳐도, 지루하고, 콧물을 삼키느라 힘이 들뿐 좋을게 하나도 없다. 차라리 정상 활동에 나서는게 차라리 낫다. 피곤해지면 그나마 밤에는 고통을 잊고 피로에 쩔어 잠은 잘~ 잘 수 있을테니까. 증상은 언제나 일주일 가량 --; 아아... 시작된지 이틀이 지났으니 아직도 닷새를 더 버티어내야 감기양이 떨어져나가겠지.


제게 강림하는 것은 지름신 하나만으로도 족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