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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상자

날마다 인천으로 간다.

by kaonic 2007. 3. 29.
인천으로 가는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언제나 무작위적으로 사람들을 붙잡고 말합니다.

"인천엘 가려는데 돈이 없어서 좀 보태줘!"

내민 손바닥엔 얇아진 피부 사이로 혈관이 무수합니다. 굳은살 같은건 전혀 없습니다.

언제나 당당합니다.

하지만 인천엔 지하철 타고 가도 되는걸....

게다가, 할아버지는 공짜라구요.

정말 중요한건 이 할아버지는 인천에 간다면서 어떻게 매일 양재역에 나타나는 걸까요?

처음, 모르고 이렇게 말했었던게 생각났습니다.

"할아버지, 매표소에 가셔서 그냥 표 달라구 해서 지하철 타고 가세요."

그렇게 지나치고 계단을 올라 밝은 햇살 아래로 나서는 순간 깨달았습니다. 아. 구걸이였구나...


할아버지는 속으로 이렇게 투덜거렸을게 분명합니다.

"아니 그걸 누가 몰라? 벌써 천번도 넘게 들었다구! 난 돈이 필요하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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