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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상자

로뎀나무 그늘

by kaonic 2007. 3. 30.
로뎀나무 그늘에 앉아서......라고 말하면, 뭔가 편안한 기분이 든다. 그런데 로뎀나무란 무엇이지? 어디서 들어본 걸까?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처음 로뎀나무란 단어를 어디서 들었을까? 빙빙 도는 기억속을 검색해본 결과 어디서 들었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이문세의 로뎀나무 아래서 라는 노래가 생각났다. 분명 그 노래가 발표되기 이전에도 나는 로뎀나무라는 것에 대해 알고 있었다. 대체 어디서 들었을까? 네이버 지식검색을 찾아보았다. 구약성서에도 언급되는... 그래. 성경을 읽으며 봤었구나. 한때 특별히 종교를 믿는 것도 아닌데 웬지 재밋을 것 같아서 성경을 읽은 적이 있었다. 거기서 읽은 거였다. 게다가 군대에 있을 때 종교활동의 일환으로 나누어주는 초코파이와 커피를 얻어먹으러 일요일의 휴식을 약간 내버리며 교회에 갔을 때 들었던 것이다. 이것 만으로 왜 편안한 기분이 드는 걸까? 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없다. 식물원에서나 지나가며 얼핏 봤을 것이 분명한 -그것도 인식하지 못한 순간에- 그 로뎀나무의 그늘이 편안하리라 생각할 수 없지 않은가?

로뎀나무는 콩과의 관목으로 높으면 2~3미터로 자란다. 주 줄기가 분명하지 않으며 밑동이나 땅속으로부터 잔가지가 옆으로 펴지고 갈라지며 자라나기 때문에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도 넓은 그늘을 드리운다. 잎은 바늘모양으로 듬성듬성 달려있으며, 꽃은 하얀색, 이른 봄에 피어난다고 한다. 긴 타원형의 열매를 맺는데 먹을 수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정보가 부족해. 그러나 뿌리는 숯불로 사용되며, 기근 때엔 우리나라의 대기근때에 벗겨먹던 초근목피마냥 먹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집트의 카이로에서는 비싼 가격으로 거래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대체 어디에 쓰려고 비싼 가격인건지는 모른다. 그런걸 따지려고 들면, 너무나 많기 때문에 그러려니 할 수 밖에. 주로 팔레스타인 등지의 사막 구릉이나 암석지대, 특히 사해 부근에서 번성하고, 그늘을 내며 크게 자란다고 한다. 일단, 사막지대에서 그늘을 내어준다는 점은 분명 좋은 나무임이 확실하다.

구약성서에는 열왕기상 19장 4~5절에 언급이 되어있다.

- 호렙산으로 가는 도중 엘리야가 이 나무 아래서 쉬었다. “스스로 광야로 들어가 하룻길쯤 행하고 한 로뎀나무 아래 앉아서 죽기를 구하여 가로되 여호와여 넉넉하오니 지금 내 생명을 취하옵소서 나는 내 열조보다 낫지 못하니이다 하고 로뎀나무 아래 누워 자더니 천사가 어루만지며 이르되 일어나서 먹으라 하는지라”

성서에서의 표현으로도 꽤 편안히 해주는 나무가 아닌가?

이 렇게 해서 로뎀나무에 대한 지식은 얻었지만, 대체 왜? 로뎀나무 그늘이 편안하게 느껴지는 것인지는 찾지 못했다. 그저, 어릴 때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친구따라 교회에 잠시 다녔을 때 관련된 설교를 듯고, "로뎀나무 그늘 = 편안한 것" 이라는 인식이 머리에 각인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으며, 그럴듯한 확실치 않은 결론이 났을 뿐이다.

뜨거운 햇살 아래, 로뎀나무 그늘에 팔베게를 하고 누워, 산들바람을 느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