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야기 상자

우리집 먹보 키엘

by kaonic 2007. 3. 3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언제나 먹을것에 목숨을 건다. 먹을 것만 내놓는다면 목숨이라도 내줄 녀석이다.

이미 두마리의 개가 길러지고 있던 와중 태어난지 한달도 안된 새끼로써 우리집에 왔다.(원래 이녀석을 입양한 아가씨가 있었는데 직장인인지라 그녀의 어머니에게 이 개의 보살핌이 전담되었었다. 그 분 아마 개를 별로 안좋아했나보다. 일주일 정도 고민하다가 우리 어머니께 데러갈 수 없냐고 물으셨단다. 우리 어머니 이미 두마리에 시달리고 계신데도 불구하게 거두어 오셨다.

이후 그 입양한 아가씨는 일주일정도 투정부리며 폐인생활을 했다는 후일담이 들려왔다. 여기에는 동생의 영향도 컸다. 이미 두마리를 기르고 있었지만, 한 녀석은 멋지게 생기긴 했지만, 제멋대로의 애교빵점에 가까운 왕자님이고, 한 녀석은 애교 만점이지만, 온갖 잡종으로 못생겼다. 내가 보기엔 나름대로 귀엽고 핸섬해 보이지만 어쨌든. 예쁜 것을 밝히는 여동생, 얘기를 전해 듣자 데려오자고 성화였다.)

다른 두 형님견공들은 나름대로 양보도 잘 해주고, 털도 다듬어 주고, 눈꼽도 떼어주고, 발도 닦아주고, 이녀석 잘 보살핌 받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게 해주는데, 이녀석은 왜그리 먹을 것을 탐하게 된 것일까? 원래 이녀석의 종자가 먹을 것에 약한 것일까? 이 녀석 잉글리쉬 코카스페니얼 이라고 언뜻 듣긴 했는데, 다른 녀석들과 생김이 좀 다르다. 다른 녀석들은 성견이 되면, 머리에 마치 닭벼슬 처럼 연한 갈색의 빳빳해 보이는 털이 난다. 그리고 눈썹에도 비슷한 털이 나있어서 웬지 좀 안귀엽다.

이 녀석은 다 컸는데도 불구하고 뚜렷한 변화가 하나도 없다. 다만, 새끼때보다 몸체가 커지고 몸매가 성견스러워졌을 뿐이다. 아. 뭘까? 뭘까? 동물병원에 가서 물어보고 싶은 마음 한가득이다. 다음 예방 접종 때 확실히 물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