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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상자

요즘, 거리의 무법 낚시꾼 - 도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달라졌다.

by kaonic 2007. 3. 29.
"도에 관심있으세요?"

언제나 행인들의 발걸음을 막아서며,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던  무법 낚시꾼들이 달라졌다.

우 선 예전의 촌스러운 티를 벗었다. 여자는 비교적 예쁜 편에 옷도 깔끔하게 입었고, 남자도 비교적 멀쩡한 얼굴에 말쑥한 차림이다. 시대가 변한 걸까?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그들은 꽤 추레한 행색이였던 것이다. 여자는 노처녀 냄새가 풀풀 났으며, 남자는 혐오스러운 인상 혹은 너무 존재감이 없어서 허무함을 풍겼던 것이 대부분이다. 간혹, 개중에 빛좋은 개살구가 껴있기도 했지만, 어쨌든 그랬다.

그러나, 요즘엔 귀찮은 듯이 멈춰서게 만드는 것이 아닌 달라진 외모와 함께 좋은 인상으로 멈칫하게 만들고 있다. 그들도 많이 연구를 한 것이 아닐까. 외모가 바꾸는 것 만으로 이렇게 달라진다. 덕분에 그들에게 잡혀서 몇마디 나누는 사람들이 좀 늘어난 것 같기도 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그렇다. 간혹, 비교적 예쁜 편에서도 더욱더 상위층을 차지하는 꽤나 괜찮은 여자가 말을 걸때도 있다. 그럴 때면 건강한 남성인 이상 한번 멈칫할 수 밖에 없다. 몇마디 나누면, 실망한 표정으로 황급히 발걸음을 옮기게 마련이지만, 어쨌든 낚싯밥은 확실하게 작동을 하고 있다. 게다가 항상 달라지지 않던 멘트까지 서서히 바뀌었으며, 지금도 변화해나가고 있다.

차츰 세련되어지고, 마치 영업사원을 방불케 하는 버터발린듯한 입놀림이 그것이다. "도에 관심있으십니까?", "인상이 좋으시네요." 이런말은 이제 사용되어지지 않는 것 같다. 이제는 마치 헌팅을 하는 듯이 말을 꺼낸다. "저기요."라는 말과 함께 머뭇하며 다가온다. 여기서 혹시? 헌팅?! 멈칫하며 돌아보면, "시간있으면 차 한 잔 하실래요?"라는 말이 돌아온다. 혹은 들고있던 책이나 다른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며, 어디 앉아서 이야기하자는 순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수줍은 듯한 목소리와 멀쩡한 외모. "만세! 헌팅 당했네!!" 라고 생각하고 따라가면, 어디선가 동료가 한명 나타나고, 역시나 예전과 같은 액땜. 조상. 제사. 기타등등......이 쏟아져나오는 것이다. 여기까지 와서 아차! 당했다. 싶어도 소심한 사람들은 물리치기 힘들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결국 지인 중에 한 명이 어찌어찌 쫓아갔다가. 주머니에 있던 마지막 용돈 8000원을 강탈(?)당하고, 어설프게 차려놓은 제삿상에 초코파이 몇 개 얹어 놓고 절을 몇 번 하고, 이상한 문장을 읊다가, 차비로 1000원을 돌려받고 빠져나왔다는 소리를 하며, "요즘 그런 애들 이쁘네......" 라며 머리를 긁적이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8000원 밖에 없었다는 것이며, 끝까지 돈은 이것 밖에 없다며 버티어냈다는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차비로 1000원을 돌려받기까지 했다. 정말 대단하다. 쫓아간 행위는 어리숙했을 지라도, 빠져나오는데 있어서는 꽤 좋은 성적인 셈이다.


변화하는 시대.

이제 거리의 낚시꾼 도에 관심있는 사람들도 뭔가 알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