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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 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굶주림 해가 떠오를 때 정신줄을 놓쳤다. 진행하던 일이 걱정되었는지, 눈을 뜬 시간은 겨우 한 시간 쯤 지난 8시였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생각했지만, 몸이 정신줄을 놓아주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몸을 일으켰을 때는 9시였다. 약속시간에 늦었고, 밤새진행하던 일도 제대로 끝내지 못했다. 몸이 자동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씻고, 이를 닦고, 옷을 꿰고, 간밤에 사다둔 감귤쥬스를 한 잔 마시고도 타는 목을 부여잡고 집을 나섰다. 내리치는 햇살이 안개속에서 산란되어 온통 눈을 부시게 한다. 저 앞, 걸음인지 달음박질인지 알 수 없는 묘한 자세로 하이힐이 튀어가고 있었다. 불안한 그 모습에 오만 잡상이 떠오른다. 감각은 떨어져가고, 새로운 기술에 적응할 시간이 없다. 오래전부터 순차적으로 벌어지던 일들이 각자.. 2010. 12. 18.
달빛요정 몇일 전 들려온 그의 부고 소식은 그저 덤덤하기만 했다. 모든 유명인의 부고가 그렇듯 아티스트 한 명이 또 사라졌구나 하고 지나쳤다.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막연한 아쉬움이 묘하게 기억속에 자리잡아 떠오른다. 달빛요정의 부고는 그렇게 천천히 스며들었다. 춥고 배고픈 외로움의 감성에 젖은 그의 노래가 마음 한 구석에서 위로기능을 작동중이였나보다. 이제 누가, 어떤 아티스트가 또 나를 위로해 줄까 싶다. 그의 마지막 모습은 시너스에서 서유기 특별 상영을 하던 때였다. 좁은 극장에 앉아 서유기 선리기연의 상영을 기다리는 막간에 그가 나와 "주성치와 함께라면"을 외칠 때, 그의 부고를 들을 때보다 더 덤덤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귓속에 맴도는 진솔한 외침의 멜로디는 점점 커져만 갔다. 그렇게 흐르듯.. 2010. 11. 8.
2010 SF&판타지 페스티발 - 8월 1일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 2010년 8월 명동에 있는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에서 SF팬들을 위한 문화 행사 이 열립니다. 국내 유일의 SF 전문 도서관 SF&판타지 도서관( 에스에프 판타지 도서관, http://www.sflib.com )과 SF 커뮤니티 Joy SF 클럽(조이 SF, http://www.joysf.com/)에서 개최하는 이 행사는 영화, 소설, 게임, 애니메이션 등 대중적인 SF와 판타지 문화를 함께 즐기고 체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5년 이후 꾸준히 열린 행사를 계승하여 진행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SF라는 문화와의 만남을 소재로 충실한 강연과 전시회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또한 2010년에 새로 나온 신간 장르 도서를 직접 보고, 저렴한 가격(최대 50%)으로 구입할 수 있는 할인 판매 행사.. 2010. 7. 30.
올포스트데이 - 깍둑고기와 지짐김치 편에 다녀왔습니다. 다녀온 감정을 그대로 전하기 위해서는 그날 바로 올렸어야 하나, 어찌어찌 정신없다보니 이렇게 몇일이 지난 시점에서야 쓰게 되는군요. 아무튼 올포스트의 야심찬 도전에 광명이 비치어 이런 기회가 점점 많아져서 배불리 먹을 수 있길 가난한 이 중생 기도드리옵나이다. 일이 늦게 끝나는 바람에 조금 늦게 주린 배를 움켜쥐고 도착한 지라 눈에 뵈는 것이 음식밖에 없었어요. 덕분에 올포스트 측에서 준비한 멋진! 배너 사진도 한 장 없구요. "깍둑고기와 지짐김치"의 전경도 없답니다. 흑. 아무튼 늦게 도착해서 그런지 가게 안은 옹기종기 바글바글 흥겨운 분위기로 다들 맛있게 먹고 마시고 있었답니다. 뒤늦게 안 반가운 사실은 주류 무한 제공이였지만, 그날 따라 힘겨운 노동으로 온 몸이 파김치 다음날을 생각하니 도저히 많이.. 2010. 7.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