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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상자

머리가 깨졌다

by kaonic 2007. 3. 30.
3시간 전, 떨어지는 쇠 막대에 부딛혀서 머리가 깨졌다. 정 중앙을 기준으로 대략 오른쪽으로 45도 정도의 위치. 약 1cm의 지름을 가진 타원형의 상처가 생겼다. 피가 샘솟았다. 크게 다친 것 같은 기분은 아니였지만, 꽤 많은 피를 쏟아냈다. 머리에 상처가 나면 피가 많이 난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게 된 것이다. 약국은 문이 닫혀 소독도 하지 못하고, 밤샘 작업을 하고 있다. 간헐적으로 피가 몇 방울씩 솟아나 머리 속을 간질이며 흘러내린다. 만져보면 어김없이 약간의 진물이 섞인 피가 묻어나온다. 지혈을 시키고자 휴지를 두껍게 접어서 꽈악 눌러보지만, 이내 목과 팔이 아파 그만둔다. 크게 다친 것은 아닌지라 병원은 가지 않고 있다. 처음으로 깨진 머리통은 아무렇지 않은 기분이다. 어릴 적 자빠져서 깨진 무릎보다 덜 아픈 것 같다. 다만 며칠 동안 머리를 못 감을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간질거릴 뿐.

시간은 그렇게 의미 없이 몸조차 돌보지 못하며 흘러간다.


2005-11-09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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