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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상자

믿는 구석도 없이 당당하게...

by kaonic 2007. 3. 30.
나에게 있어 믿는 구석이란 것은 전혀 존재 하지 않는다. 요컨데 아무 것도 없다. 부모에게 물려받을 재산도, 배경이 되어주는 빽도, 모아둔 재산도. 아무 것도 없다. 가진 건 몸 뿐이다. 그 몸 마저 허약하기 그지 없다. 걸핏하면 배앓이를 시작하여 화장실에 뻔질나게 드나들기도 하며, 감기는 계절별로 꼬박꼬박 친절하게 찾아온다. 지속적인 염증도 가지고 있어 피 검사를 하면 언제나 염증이 나온다. 1~2년에 한 번 쯤은 입원을 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싸움이라고 한다면, 전혀 못한다. 혹, 휘말리는 일이 생기면 언제나 나 자신이 다치곤 한다. 그야말로. 아무 것도 없는데다 몸도 안좋고 나약한 편이다. 그럼에도 나는 겁내는 것이 별로 없는 것 같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건 그저 나약함을 감추기 위한 허세를 보고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한 없이 약하다는 것을 인정하기란 무척 쉽다. 하지만. 그렇게 인정한 부분을 세상에 내보이며 살아갈 정도로 바보는 아니다. 어느 정도의 정신적 무장이 없이는 세상 살기 힘들다. 아무 것도 없다는 것 만으로도 사람들은 자신의 아래로 보고 하대하는 것이다. 인간이란 그렇게 이기적이며, 싸기지 없는 존재다. 아무리 평등을 주장하고, 모든 사람이 같은 권리를 가졌다고 이야기한다해도 그건 그렇게 믿고 싶을 뿐이다. 기본적으로 인간에게는 서열이 존재하고 있으며, 그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2~3살 먹은 어린 아이들의 세계에서도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인간과 인간 사이는 기본적으로 불평등한 것이다. 힘으로써. 정신으로써. 그렇게 서열이 생겨나고, 암묵적인 동의하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그럼에도 평등이라고 외치며 약자를 보호하자는 주장이 판을 치고 있다. 그렇다면, 그렇게 주장하는 너희들은 왜? 가진 것을 전부 내놓지 못하는 것일까? 물론 일부는 가진 것을 전부 내주고 그들의 입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극히 드문 경우이며, 이런 경우 자기 만족에 도취되어 살아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아니라면, 성자라고 불리워도 무방하며, 무한한 존경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결국 옆길로 빠져버린 이야기 바로 잡기 힘이 들어서 그냥 쭈욱 옆길로 가버렸다.
 
중간이 전부 빠지고, 옆길에서 놀다가 돌아와서 말하자면, 내게 믿는 구석이 없더라도 당당한 것은 안하무인이기 때문도, 성격이 원래 그런 것도, 뭔가 조금이라도 믿는 구석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살아가는 처세다. 당당하게 말을 하고, 언제나 변함 없이 반듯이 걸어가는 것이 좋을 뿐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얻어지는 이익에 눈을 뜬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안하무인의 성격이 아닌 이상. 뭔가 있는 듯 당당하게 행동하는 사람 앞에서 고개를 숙이게 마련이니까.
 
그런 것을 카리스마라고 부르기도 한다.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언제나 당당할 순 없다. 기본이 되어버린 성격은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다.
 
그저 고개를 들고, 앞을 주시하며, 바르게 나아가길 바랄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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