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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잔잔한 감동을 주는 시핑 뉴스

by kaonic 2007. 3. 30.
시핑 뉴스
애니 프루 지음, 민승남 옮김/Media2.0

독특한 느낌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인생을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삶에 대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것은 절대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다만 삶을 살아나갈 수 있는 힘을 주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

남자는 무엇을 하던 제대로 되는 것이 없는 삶을 살아갑니다.

제대로 해낼 수 없다는 자기기만 속에 빠져서 허우적 거리고 있기 때문지요.

그는 대학 1학년 때 자퇴를 하고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신문사의 윤전실에 취직하게 됩니다. 그곳에서는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윤전기에서 흘러나오는 신문을 그저 바라볼 뿐이지요. 하루종일 그렇게 멍하니 바라보면, 그의 업무가 끝이 납니다. 집에 돌아오면, 그의 첫경험으로 홀려버린 무책임한 아내가 있습니다. 그녀는 언제나 다른 남자들과 지내며, 가끔 매춘도 하는 인생 막나가보자는 그런 여자입니다. 그런 둘 사이에는 하늘의 축복인지 예쁘고 귀여운 딸이 하나 있습니다. 어느날 남자의 아버지가 죽어버리고, 인생의 전환점이 시작됩니다. 이러저러한 사건이 생겨서 그의 아내가 죽고, 그는 아버지의 누이 동생과 함께, 아버지의 고향 뉴펀들랜드로 가게 됩니다. 그곳은 새로운 희망 같은 것은 별로 보이지 않는 삭막함만이 가득한 풍경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남자는 언제나 그렇듯이 별다른 희망같은 것은 전혀 생각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실망도 하지 않지요.

그저 모든 것을 포기하며 멍하게 살아갈 뿐이죠.

이 작은 마을에서 그는 뜻하지 않은 새로운 직업(지역신문기자)과 주변사람을 통해, 자신의 가족사를 통해 서서히 변화하게 됩니다. 기사를 쓰게 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세상을 똑바로 바라보며, 자신의 의지를 가지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여자를 만나 작은 사랑도 키워가게 됩니다.

잔잔하게모든 것이 진행되어, 어느새 가슴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남자가 너무 순수. 혹은 순진한 사람이라는 것이 작위적인 느낌에 처음에는 저 남자 저능아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흘러가는 모든 것이 너무나 행운에 가득한 기분이 듭니다. 위기라는 것도 그다지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으며, 조금쯤 진부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생각하면 모든 것이 용서될테지요.


덧.
영화를 보고 적은 것을 좀 다듬었습니다. 책은 예전에 90년대 중반 쯤에 나온 걸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만, 너무 오래전이라 줄거리와 느낌만 기억하고 있습니다. 영화가 워낙 원작의 줄거리를 잘 따라가서 설명에 무리가 없었습니다. 또한 책을 읽으며 느낀 것과 영화를 보며 느낀 점이 거의 비슷하기에 많은 부분을 손보지는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