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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상자

좌변기에 유감?!

by kaonic 2007.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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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변기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앉는 곳에 X을 묻혀놓는 걸까. 일부 외진 곳의 공중화장실에서 끝에 조금 묻어 있는 경우는 가끔 봤어도, 본격적으로 잔뜩 떡칠을 해 놓은 것은 처음 봤다. 위치는 왼쪽 사진을 참조. 덕지덕지 묻어있는 X을 찍는 것은 취미가 아닌지라 돌아다니는 좌변기 사진을 찾아서 표시만 했다.

처음 떡칠이 된 것을 목격한 것은 약 두 달 전. 건물의 화장실 개보수 공사 때문에 당분간 맞은편 건물에 있는 화장실을 쓸 수 밖에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볼일을 보는 것에 길들여지지 않은 관계로 볼일 보는 시간이 따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대략 오전 10시~오후 2시 사이에 뱃속에서 살살 반응이 일어나며 볼일을 보게 된다. 따라서 출근하고 회사에서 볼일을 보는 경우가 태반. 두 달 전부터 다른 건물의 화장실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 처음 찾아갔을 때는 그냥 평범한 화장실이였다.

그러나. 그것은 커다란 오산. 세번째 날. 부터 악몽(?)이 시작된다. 악몽이란 다름아닌 볼일을 깔끔하게 안보고 엉뚱한 곳에 X을 묻혀놓는 경우. 이런 된장찌개! 앞으로 잘 당겨서 앉으면 안 묻을 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되면 앞에 달린 물건이 또 문제. 결국 닦아내는 수밖에 없었다. 볼일은 급하지. X은 묻어있지. 결국 휴지에 물을 묻혀서 남의 X을 닦아내는 수 밖에. 기분 상당히 더러웠지만 별 수 있나. 나름 깨끗히 닦아내고 볼일을 봤다.

처음엔 지나가던 거지발싸개 같은 녀석이 이렇게 묻혀 놓은 거겠지.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일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X이 2~3일에 한번 씩은 그렇게 묻어있는 걸 보게 된 것이다. 결론은 맞은 편에 있는 그 건물에는 분명 X을 이상하게 싸대는 사람이 있는 것이였다.

이쪽 건물의 화장실 개보수 공사는 아직 진행중 --; 3월 중순 이전에는 끝낸다고 하니. 그때 까지는 참고 닦아내며 볼일을 봐야만 하는 상황. 아아. 기분 더럽다. 오늘은 특히나 잔뜩 묻어 있어서 닦아내기 힘들었다구. ㅠ.ㅠ 대체 어떤 자세로 앉아서 X을 싸면 뒷쪽에 잔뜩 X을 칠해 놓을 수 있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보고 나름대로 그림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연구해봐도 내 머리로는 답이 안나온다. 세상엔 기괴한 능력의 소유자가 너무 많아. "Orz......

이 글을 쓰고 있던 중 직장동료가 쓰윽 보더니 "나도 지난번에 걸려서 닦다보니 X이 들어가버려서 열받았었지!" 라고 고백(?)을 하며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