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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상자

무엇을 하고 있나!

by kaonic 2007. 4. 5.
호통소리에 고개를 슬쩍 들어보지만, 이내 떨구어지고 만다.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할 것도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아 난감함을 느끼며 자신을 탓해 보지만, 자아를 겁내지 않는 자신은 호통과 함께 자아조차 무시하고 만다.

<공중그네>의 유쾌한 정신요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보지만 성격상 불가능한 일임을 깨닫고, 주위에 '이라부'와 같은 인종이 존재하는가 고찰해 봐도 그런 존재는 없는 듯하다.

사 실 아침부터 지하철에서 내 앞에 서 있던 아저씨의 가발을 벗기고 싶었으며, 못생긴 무다리를 지닌채 미니스커트를 입고 활보하는 아가씨의 스타킹을 잡아당겨 올을 풀리게 하고 싶었으며, 입 냄새 나는 아주머니에게 지저분하게 때 묻은 마스크를 건네고 싶었으며, 심술궃은 할망구에게 똥침을 놓아주고 싶었으며, 개찰구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사람을 밀치며 새치기하는 아저씨의 뒷통수를 갈기고 싶었으며, 사무실 문을 박차고 나가고 싶었으며, 일방통행의 받침을 전부 빼버리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뒤죽박죽 섞여버린 머릿속에서 자꾸만 장난을 치고 싶다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고 아우성이다.

그러고보니 꿈자리도 뒤숭숭했다.

별 로 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여기저기 쫓겨 다니고, 뭔가 알 수 없는 조직에 잠입했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발각되어 알 수 없는 곳으로 도망치고, 알 수 없는 거처에서 같이 있고 싶지 않은 사람과 밤을 지새우고, 날이 밝자 발각되어 다시 쫓기다가 깨어났다. 6시간의 수면 시간 속에서 벌어진 일은 대략 이틀.

아무래도 잠을 설쳐서 그런걸지도...


"자, 이젠 주사타임. 어~이, 마유미짱."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겨우 찾아낸 간호사 사진
사실 <공중그네>의 마유미짱은 이런 분위기라기보다 좀 더 성숙되고 살짝 퇴폐적인데다 강인하달까
그러고보니 이건 <야근병동> 코스프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