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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상자

FTA 이후 값싼 오렌지의 유입으로 귤 값이 정말 떨어질까?

by kaonic 2007. 4. 17.
귤과 오렌지는 매우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오긴 하지만, 조금만 따져봐도 확실히 다른 모양새를 가지고 있으며, 그 맛 또한 눈을 감고 먹어도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다르다. 한 마디로 귤을 먹고 싶을 때 귤 대신 오렌지를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오렌지를 먹고 싶을 때 귤을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귤 맛을 느끼고자 오렌지를 먹는 사람이 있을 것 같지 않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귤과 오렌지는 감귤류에 속하는데 다음과 같은 종류가 있다고 한다.

① 시트론(citron):인도 히말라야 동부가 원산지이며, 감귤류 중에서 추위에 견디는 성질이 가장 약하다. 이탈리아·그리스·프랑스 등지에서 과실로 사탕이나, 과자류를 만들고 과실껍질은 향료의 원료로서 사용하고 있다.

② 레몬(lemon):인도의 히말라야 서부가 원산지이며, 추위에 견디는 성질이 약하다. 시칠리아 섬·코르시카 섬 및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재배되고 있다.

③ 문단류(文旦類):문단·자몽 등이 있으며, 온대 남부에서 열대에 걸쳐서 재배되고 있다.

④ 그레이프 프루트(grape fruit):서인도 제도에서 18세기에 발견된 문단의 돌연변이종이다. 현재 미국의 플로리다·캘리포니아·텍사스·애리조나 등지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다.

⑤ 광귤:사워 오렌지(sour orange)라고도 한다. 원산지인 인도에서 아라비아를 거쳐서 이탈리아·에스파냐 등 지중해 연안의 여러 나라에 전파되었다. 추위에 강하고 고온·건조·저습 등 기후 풍토에 대한 적응성이 높다.

⑥ 당귤나무:원산지는 인도이지만 세계 각지에서 많은 우량 품종들이 육성 재배되고 있다.

⑦ 유자(柚子):중국이 원산지이며, 옛날부터 탱자나무와 더불어 접붙이용 나무로 사용되었다. 추위에 강하나 더위에는 다소 약하므로 온대지방에 알맞다.

⑧ 귤나무:감귤류 중 낮은 온도에 가장 잘 견디며, 제주에서도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다. 생식용으로 재배되며 통조림 또는 과즙(果汁) 등의 가공에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⑨ 탱자나무:주로 대목용으로 재배되며, 생울타리로도 심는다.

⑩ 금감(金柑):중국이 원산지로 과실은 매우 작으나 껍질은 다소 두껍고 단맛이 있으며 향기도 강해 식용한다.

여기 나열된 것만도 무려 10가지다. 여기에서 또 세부적으로 품종이 나눠지지만, 식물학을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더 이상은 모르겠다. 어쨌든,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5번과 2번과 7번과 8번 정도? 이들은 눈감고 먹어도 전부 그 맛을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미각이 마비되지 않는 한 레몬과 귤과 유자와 오렌지를 구분 못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또한 그 각각의 용도도 조금씩 다르다.

레몬은 생으로 먹는 경우는 거의 없고, 양념이나 음료로 만들어 먹는다. 유자는 대부분 유자차를 담궈 먹게 마련이다. 물론 유자를 그냥 먹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먹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차를 담궈 먹는다. 귤은 잼을 만들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생으로 먹거나 껍질을 말려서 차로 마시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 감귤 농가에서는 귤나무를 태우며 FTA 이후 감귤 농가는 다 죽는다며 앓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매스컴에선 "국내 감귤이나 한라봉이 출시되는 시기에도 관세율이 낮을 때 들여와 보관해둔 오렌지를 팔 수도 있으므로 감귤이나 한라봉이 경쟁을 위해 가격을 낮출 가능성이 높다." 라며 겁을 팍팍 주고 있는 것일까? 겨울에 따뜻한 아랫목에서 귤을 까먹는 그 상큼 달달한 맛을 느끼기 위해 귤을 먹던 사람들이 오렌지가 싸다고 오렌지를 덥썩 집어서 귤 대신 먹고 앉아 있을 거라는 건가? 그래서 경쟁하기 위해 가격을 낮추게 되고, 그러한 피해가 결국엔 농가에 전해져 농가의 귤 판매 수입에 차질이 생긴다는 말인가?

귤이 먹고 싶을 때는 귤을 먹고, 오렌지를 먹고 싶을 때는 오렌지를 먹는 사람보다 귤이 먹고 싶지만 오렌지가 싸다고 귤 대신 오렌지를 사먹을 사람이 있기나 한 건지 정말 궁금하다. 귤과 오렌지가 정말 경쟁이나 가능한 것인지 모르겠다.

여기서 반전,

얼마 전 부터 미국에서도 만다린이라는 제주감귤 비슷한 품종을 키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제주감귤과 맛과 모양 모두 비슷하다고 하는데, 현재까지는 144%의 관세장벽에 막혀 수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FTA 발효 이후 15년 동안 단계적으로 개방이 이루어질 것이다.

또한, 곧 중국과의 FTA도 예상되는 수순인 만큼, 앞으로 시간이 걸리겠지만 언젠가는 중국에서도 저렴한 만다린 품종의 감귤이 들어올 것이 뻔하며, 다양한 국내산 감귤종류와 비슷한 맛과 모양을 가진 품종이 들어올 것이다. 우리가 겨울철에 귤이라고 부르며 즐겨 찾는 것이 꼭 우리나라에서만 생산되며, 국내산 만이 우리가 원하는 맛을 내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결국 귤의 값은 시간이 흐를수록 약간의 굴곡이 있겠지만 확실히 떨어질 것이고, 귤 농가는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지 않는 한 점차 어려움에 빠져들 것이다.

이러한 배경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르고 있으며, 뉴스에도 설명이 잘 나오지 않았으므로, 귤 농가에서 그렇게 울분을 토하며 귤 나무를 태워대도 사람들은 앞서 말한 것 처럼 귤과 오렌지는 다르잖아? 하면서 멀뚱 멀뚱 바라만 보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으려면 확실하고도 알기 쉬운 정보가 필요하지 않을까? (살짝 뒷북 한 번 쳐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