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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상자173

초현실의 하루 트위터도, 페이스북도 온통 지진과 방사능에 대한 걱정이다. 하루종일 반복되며 늘어가는 뉴스를 보면 한숨만 나온다. 지각이 이동하고, 방사능 오염에 대한 걱정과 루머가 떠도는 지금의 초현실 속에서 할 말을 찾기도 어렵다. 무어라 말을 쏟아내도 그저 궁색한 공포와 합리일 뿐이겠지. 잠에서 깨기 직전까지 꿈을 꾸었지만,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온 몸이 으스러지는 기분이었다. 그냥 기분 뿐이다. 몸은 몇 일 전보다도 상태가 좋아서 아주 쌩쌩하다. 그저 감각만이 남아서 안그래도 늦잠을 자, 오전에 해치우고자 한 일을 못 해치웠다는 자괴감과 섞여 찜찜한 하루를 열었을 뿐이다. 몇 일 전에는 컴퓨터가 갑자기 안 켜지기 시작했다. 여러가지 시도 끝에 겨우 부팅을 시켰는데, 화면엔 온통 잡다한 노이즈가 제 멋대로 날.. 2011. 3. 16.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무언가 하고 있는 입장에서 최선과 확신을 의심받는다면, 그건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다. 말마따나 목숨걸고 죽도록 열심히 무언가를 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저 열심히 할 뿐이다. 먹고 살기 위해 열심히 하고, 꿈을 위해, 그리고 놀기 위해 열심히 한다. 열심히 한다는 행위 자체가 목적인 경우 보다는 다른 목적을 위해 열심히 무언가를 할 뿐인 경우가 많다. 그러는 와중에 집중도 일어나는 것이고, 어쩌다보니 무아지경에 빠질 수도 있다. 그것이 최선이고 확신이다. 스스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 하다못해 껌을 씹어도 스스로 납득하는 타당한 이유가 있고, 그것이 현 상황에서의 최선이고 확신을 가진 행동이다. 껌을 씹기위해 턱을 움직이는 힘과 각도를 생각하며 씹는 행위를 망설이는 .. 2011. 1. 25.
2011년에는 쫌...... 2011년이 시작되었다. 삼한사온 따위는 엿 바꿔 먹었는지 한파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해가 넘어갈수록 새롭게 다짐하는 것이 없어진다. 지속적인 리셋이 있을 뿐이다. 지난 해에 못 다 이룬 소망들이 다시 고개를 든다. 2011년 1월 1일부터 시작된 금연은 삼일째를 맞이하고 있다. 들숨과 날숨이 교차하며 니코틴과 타르를 찾고 있다. 그것이 초조함을 낳는다. 그리하여 심난한 짜증을 일구고 있다. 새롭게 시작한 일이 해를 넘어오며 일 년 동안 질질 끌고 있는 기분이다. 마치 집중력장애가 생긴 것 같다. 힘 빡! 주고 몰아칠 수 있으면 좋겠네. 2011. 1. 3.
배고픔 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굶주림 해가 떠오를 때 정신줄을 놓쳤다. 진행하던 일이 걱정되었는지, 눈을 뜬 시간은 겨우 한 시간 쯤 지난 8시였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생각했지만, 몸이 정신줄을 놓아주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몸을 일으켰을 때는 9시였다. 약속시간에 늦었고, 밤새진행하던 일도 제대로 끝내지 못했다. 몸이 자동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씻고, 이를 닦고, 옷을 꿰고, 간밤에 사다둔 감귤쥬스를 한 잔 마시고도 타는 목을 부여잡고 집을 나섰다. 내리치는 햇살이 안개속에서 산란되어 온통 눈을 부시게 한다. 저 앞, 걸음인지 달음박질인지 알 수 없는 묘한 자세로 하이힐이 튀어가고 있었다. 불안한 그 모습에 오만 잡상이 떠오른다. 감각은 떨어져가고, 새로운 기술에 적응할 시간이 없다. 오래전부터 순차적으로 벌어지던 일들이 각자.. 2010. 1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