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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상자

역시 주식은 도박이다. 언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니...

by kaonic 2007. 7. 27.
주가가 2000을 넘어서고, 난리가 났다. 각종 매체에선 앞으로 쭈욱~ 상승할 것이라는 말이 나돌고, 실제로 그런 기사들이 지면을 장식했다. 게다가 백화점 매출이 늘었다는 둥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나오기 시작했다. 귀찮아서 펀드고, 주식이고, 남의 일이라 생각했지만, 이런 소식들을 계속 접하다보니 혹시 내가 너무 돈에 대해 둔감해서 남들 다 돈으로 돈먹고 있는데 혼자 뒤떨어지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살살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다.

저축은 그런대로 남들 만큼은 아니지만 적당히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외에 남는 돈은 한달이 지니면 사라져 버리고 만다. 손에 움켜쥔 마른 모래처럼 그렇게 슬슬 흘러내려 어느새 손바닥에 붙어버린 모래 밖에 남지 않듯 그렇게 겨우겨우 살아가고 있다. 그다지 과소비하는 것 같진 않은데 이상하게 지나고 보면 남는게 없으니 통탄할 노릇이다. 장기주택마련저축에 쏟아 넣고, 내가 죽으면 나올 내게는 전혀 소용없는 돈인 종신보험에 쏟아넣고, 혹시 모를 질병을 위한 보험에 쏟아넣는 걸 빼면 그대로 모든 돈이 사라져버리는 것 같다. 저축하는 분량을 좀더 늘려서 사라지는 걸 조금이나마 더 막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요 근래에 지속된 주가상승세에 대한 이야기에 점점 귀가 얇아지기 시작했다. 직접 주식투자하면서 소심한 마음에 골골대기는 싫으니 조금씩이라도 주식형 펀드에 돈을 넣어볼까하는 생각이 계속 맴돌아서 펀드들을 알아보다보니 수수료와 세금이 만만치 않다. 운이 좋으면 겨우 은행이자의 두배 정도의 수익이고, 수익이 조금 나는 경우엔 원금을 까먹기 일수다. 거기에 물가상승율도 고려해야만 한다.

뭐 이래 이거.

장기적으로 바라보라고? 내년이면 결혼도 할지 모르고, 앞으로 어떻게 돈이 들어갈지 모르는데 장기적으로 묻어둘 여유는 전혀 없다. 결혼한 이후라면 모를까. 그래도 쭈욱 살펴본 결과 1년 정도 이용할 만한 펀드 몇 개가 눈에 띄었다. 물론 나야 잘 모르니 전문가들이라 불리는 이들의 기사나 칼럼등을 찾아서 읽고, 전문가인 척하는 게시물과 댓글에 의존해서 찾아낸 것이다. 이것저것 조사해보고 내심 이정도면 잘 찾은게 아닐까 싶어 두개 정도의 펀드에 가입하려고 결심한 것이 나흘전의 일이다. 바로 가입하려 했으나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오늘에 이르렀다.

어제부터 시작된 주가하락. 뉴스에선 몇 일 전과는 다른, 경기가 좋지 않다거나 장기침체니 뭐니 이런저런 암울한 전망의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아~나~ 이거 어쩌라고? 많은 돈을 집어넣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불안해 지잖소. 이건 뭐 완전 도박이겠거니 싶은 생각이 머릿속에 휭휭. 전문가라고 자칭하는 사람들의 예측은 어찌된 것이냐?! 각종 매스컴에서 떠들어대던 주가 상승설은 무엇이냐? 막차에 가까우니 지금이라도 펀드에 올라타야 한다는 주장들은 무엇인가. 주식 상승세에 올라타지 못하면 바보인 듯 취급하던 그 많은 기사들과 정보들은 어찌된 일이냐. 이건 완전 도박판에서 은밀히 벌어지는 예측 이야기들이 대놓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무어란 말인가? 물론 거래만 잘 하면 떨어지는 주가 속에서도 이익을 본다는 얘긴 들었지만, 걱정스러운 마음은 어쩌란 말인가.

소심한 나.
 
결국 주식형 펀드를 가입하려던 마음이 또 접히고 있다. 이렇게 휘둘리는 것이 좋은 현상은 아닐진데, 어쩌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