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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110

폭설 속 출근길 이렇게 엄청난 눈을 서울 하늘아래서 맞아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조차 희미하다. 친구들과의 추억을 맞춰보면 어린 시절에는 종종 눈이 이렇게 왔던 것이 분명하다. 쌓이고 또 쌓여 치우지 못한 눈들이 바닥에 눌려 삽으로 깨서 치우던 것이 생각난다. 요즘엔 지구온난화 때문인지, 뭣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한 겨울의 새하얀 서울바닥을 보는 것이 꽤 드물어졌다. 내심 아쉬어하던 차에 엄청난 폭설이 내려주시니 기쁘다고 해야 하나. 지금의 이 폭설조차 이상기후때문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그래도 좋다. 출근길이 고되고, 차들이 기어다니고, 눈을 치우느라 세금이 나가고, 집 앞 눈을 치우느라 고되겠지만 어찌되었든 즐겁다. 펑펑 내리는 눈에 휘감겨 길을 걷는 건 참 멋진 일이다. 2010. 1. 4.
어느새 봄인가...... 이상스레 추웠던 나날을 지나 이상스레 더운 나날을 지나고 보니(오늘부터는 다시 쌀쌀하지만) 어느덧 봄이라고 꽃이 피고 새싹이 돋아나고 있더라. 멀리보면 흘러가지 않을 것만 같던 시간도 가까이에선 무척 빠르게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 어쩌다보니 자전거를 타고, 어쩌다보니 찻길을 지나, 어쩌다보니 여의도 공원에 다녀왔다. 가는 도중 아파트 사이에는 목련이 피어나기 시작하고, 공원에는 벚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더라. 이름모를 노란 꽃은 말할 것도 없고. 개나리도 피었지만 웬지 풀죽은 모습. 그러고보니 색감이 참 다양하고 분방하구나. ㅠ.ㅠ 2009. 3. 24.
가끔은 쓸쓸함 홀로 돌아오는 길은 가끔 쓸쓸하지만 공허하지 않다. 가라앉는 기억과 마음 한 켠에 하나 둘 놓여진 소품들 처럼, 쓸쓸함이 애절함을 불러오고, 애절함이 온 몸을 감쌀 때 뜨끈한 온기가 스며나온다. 2009. 1. 19.
사람은 평생 길을 찾아 앞으로 나아간다. Kaonic, The Road, Seoul, 2006 길에는 수많은 각자의 의미가 담겨 있다. 어떤 이에게는 힘겹고, 어떤 이에게는 즐겁고, 어떤 이에게는 혼돈스럽다. 그것은 예측하기 어려운 다양한 변화를 지녔다. 세상을 살아가는 마음들 만큼 의미를 지닌 길은 그래서 특별한 것인지 모른다. 인생이 대지 위에 펼쳐진 길 처럼 돌아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우리 앞의 길은 방향만 바꿀 수 있는 되돌아 갈 수 없는 일방통행이다. 그래서 한 걸음, 한 걸음이 더욱 소중하고 한 갈래, 한 갈래가 더욱 소중하다. 2008. 1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