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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 상실은 어떤 것이든 그 무게가 각각 다르다곤 하지만, 경우에 따라 무게 보다 상황에 견주게 되는 일도 있다. 오늘이 바로 그런 경우인데 몇가지 작지 않은 대수로운 일들이 가슴을 서서히 압박하던 와중 현재와 함께 다가올 미래를 제대로 실감하기 시작한지 2주 정도가 지났다. 결국 지지난 밤엔 만취해서 추태까지 부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저런 신경쓰이는 것들이 우연찮게 겹친 결과로 3년 만에 주사를 부리는 볼썽사납고도 부끄러운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잘려나간 필름 조각은 아무리 떠올리려 해도 떠오르지 않고, 순간의 이미지가 머릿속을 헤집으며 스스로 침울하게 만들었다. 결국 아침부터 흐리마리해진 정신은 말머리성운에서 유영하며 안드로메다를 바라보는 지경이었지만, 어찌되었든 제정신을 가장하기 위한 몸부림을 시작했.. 2007. 10. 22.
꿈 그리고 물과 아이들 - 지난 여름 우이천 kaonic, Childhood, Ui-Chun in Seoul, 2007 아련하게 떠오르는 어린 날 물놀이의 기억,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 해질녘 개천에서 노는 아이들. 아이들의 모습, Kids 2007. 10. 18.
살아가는 와중에 계획은 침몰해서 인양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침전물에 파묻혔으며, 사물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소모되어 버려지며, 자제심은 갈대처럼 이리저리 흔들리고, 유혹과 다름없는 강요에 가까운 압제에 다다르며, 지독하게 짙은 안개가 시야를 가리고, 소심함과 게으름과 안일함으로 중무장한 마음은 쉽게 요동치고, 수단없는 하루를 열고 대책없는 일몰 속에 가라 앉으며, 결국 남는 것은 조바심과 낙관의 충돌로써 벌어지는 혼란 뿐. 2007. 10. 15.
삼각산(북한산)을 탄 세 남자 추석연휴의 시작인 9월 23일에 다녀온 걸 이제야 올린다. 몇 주 전부터 친구녀석과 산에 오르기로 하고 비가 와서라던가 피곤해서라던가 온갖 핑계로 미루고 또 미루다가 연휴에 이르러서야 같이 오르기로 했다. 때마침 스페이스님의 동행연락까지 결국 산에 오르는 세 남자가 되었다. 정릉매표소에서 함께 오르기로 했으나 길이 엇갈려 정릉매표소인줄 알았더니, 엉뚱한 곳인 북악공원지킴터로 오르게 됐다. 눈이 네개나 있는데도 참 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평소엔 집 가까운 아카데미탐방지원센타를 통해서만 오르기 때문에 길을 잘 몰랐던 게지. 어쨌든, 중간에 합류하는 지점인 대성문에서 만나기로 하고 친구와 함께 으이싸~~ 오르는데, 이쪽 길은 왜이리 쉬운게냐. 싶어서 슬쩍 지루해지기 시작. 둘다 말이 별로없는지라 애매.. 2007. 10.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