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501 감기양을 소환해 버렸다. 감기양을 강림시키는 우를 범해버렸다. 전혀 만나고 싶지 않은 대상 1호에 선정되어 있는 그녀를 소환하다니 미쳤지. 목이 잔뜩 부어 아프고, 가래도 있고, 기침도 나고, 콧물도 나온다. 처음엔 목이 부었다. 사실 편도선이 자주 붓는 조금 고장난 인간인지라 편도선이 부은줄 알고, 약국에서 편도선을 가라앉혀줄 약을 찾아 먹었지만, 다음 날부터 감기의 증상이 하나씩 찾아오고야 말았다. 아직 날도 더운데 감기라니. 이런 절망적인 일이. 온몸에 식은땀이 줄줄. 사무실에 앉아서 혼자 사우나 하는 기분. 특별히 너무 아파서 온 몸이 무거워 쓰러질 지경이야. 라면 차라리 좋겠다. 그렇게 되면 누워있을 수 있잖아. 하지만, 일하는데는 별로 지장이 없다는 것이 문제. 기침을 쏟아내고, 콧물을 훌쩍거리고, 땀을 삐질 삐질 흘.. 2007. 3. 29.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과 "동경만경" 전혀 다른 이야기이며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조차 다른 두개의 이야기 속에서 연관된 고리를 발견하고 이어서 생각하는 것은 정말 이상한 느낌입니다. 조제는 영화로써, 동경만경은 소설로서 전혀 다른 매체를 통해 접했습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하 조제)은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이며, 인간의 성장 드리마 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동경만경이라는 소설은 어떤 것일까요? 동경만경은 연애소설같지 않은 연애소설입니다. 끈임없이 인간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으며, 그것의 결론을 이끌어내지도 않는 기묘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소설인 것이죠. 물론 결론으로 치닫게 되면서 두 연인의 사이좋은 결말을 암시하고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이 두개의 이야기에서 제가 발견한 연결고리는 감정에는 끝이 존재한다라는 겁니다.. 2007. 3. 29. 바나나와 시래기 장국. 그리고, 바나나. 이 이야기는 1979년 혹은 1980년, 무척이나 덥던 어느 여름날에 경찰서 유치장 옆 장판을 깔아 놓은 경관들의 쉼터에 앉아 허겁지겁 시래기 장국을 먹은 이야기인 것이다. 지금과는 다르게 강건하고, 활발하고, 모든 이들 앞에 나서기를 좋아했던 그 어린 시절의 이야기는 약간의 환상이 첨부되어 있기에 더욱 그리워지는 것일런지도 모른다. 그 시절에는 먹고 싶은 것이 정말 많았다. 오죽했으면, 아침에 눈을 떠 어머니를 보며 하는 소리는 언제나 "엄마 과자사먹게 10원만 주세요." 였을까. 친구들과 동네에서 뛰놀던 어느날, 누군가 바나나 라는 것을 먹는 것을 목격했다. 깨끗하고 말쑥하게 차려입은 녀석은 길가에 멍하게 서서 바나나를 먹고 있었다. 뛰놀던 무리들은 전부 그 앞에서 멈추어 버렸다. 과일가게에서나 테레.. 2007. 3. 29. 노인으로 가득한 오사카의 오래된 상점가 골목 전부 노인들. 젊은이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휠체어에 짐을 가득 실고 힘겹게 밀어가는 할머니. 순간, 들이 떠올랐다. 마치 영화 한가운데로 들어온 느낌에 몸이 부르르 떨려왔다. 2007. 3. 29. 이전 1 ··· 108 109 110 111 112 113 114 ··· 1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