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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110

은행나무의 봄 눈을 감고 은행나무를 소리내어 발음해 보면 가을이 느껴진다. 노란 은행잎들이 거리를 휩쓸고, 스산한 바람이 소용돌이를 만들어내는 거리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봄에는 별생각 없이 은행나무를 바라보곤 한다. 사실 은행나무라고 인식조차 하지 않는다. 그저 가로수로써 그림자처럼 흐릿하게 시야의 한 구석을 차지할 따름이다. 그뿐이다. "지금 시야의 한 구석에 있는 저 나무는 은행나무다. 저 나무에는 은행이 열리지."라고 생각할리 없다. 그저 풍경의 한 요소인 것이다. 어느새 긴 겨울을 지나 깊어가는 봄과 함께 흘러가는 5월이다. 아직 더위는 찾아오지도 않았다. 길가에 서있는 은행나무는 단지 가로수일 뿐이다. 벌써부터 가을이 그리울리 없다. 문득 올려다본 은행나무 가지에는 은행잎이 파릇파릇 돋아나고 있었다. 처음으로.. 2007. 5. 4.
귀여운 러시아 인형 마트로시카 러시아에 여행가면 하나 쯤은 꼭 집어오는 목각 인형 마트로시카. 살짝 몸통을 비틀어서 열면 그 안에 인형이 들어 있고, 그걸 다시 비틀어 열면 속에서 인형이 또 나온다. 크기에 따라 단계는 다양하다. 서너 개만 들어 있는 것도 있고, 어떤 것은 10개가 넘는 인형이 들어 있는 것도 있다. 마트로시카는 전부 손으로 직접 그림을 그려 넣으므로, 비슷한 그림이 있을 순 있어도 동일한 제품은 없다고 한다. 하나하나가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 좀 마음에 든다 싶으면 십만원이 훌쩍 넘어가 버려 가슴을 쓰리게 만든다. 가장 가격이 저렴한 것은 작은 사이즈로 된 그림이 없는 마트로시카다. 이것에는 자신의 마음대로 그림을 그려 넣을 수 있어 자신 만의 마트로시카를 만들 수 있다. .. 2007. 4. 26.
그들을 위한 아지트! 오~덕후빌딩 길을 걷다가 덕후빌딩을 발견.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졌다. 덤으로 옆에 있던 그녀는 내게 이렇게 말해 주었다. "저기 오빠네 아지트 아녜요?" 헉! 그렇다. 그녀는 날 오덕후로 보고 있던 것이다. 사실 인정을 안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인정을 하자니 덕후가 되기엔 조금 모자라는 것 같고, 인정을 안 할 수도 없는 것은 뭔가 매니아틱 한 면이 있다는 점 일테고, 인정을 하기 뭐한 것은 그 매니아틱 하다는 것이 깊이가 별로 없고 얕아서, 중후한 세계에 살짝 발가락을 담그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랄까. 애매하다. 아무튼, 그녀는 나를 오타쿠로 보고 있었다는 점. 이 세계의 깊이를 알면, 그녀는 어떻게 생각할까? 2007. 4. 13.
Desires on the Tree 쌈지길에 설치해 놓은 소원나무. 친절하게도 쪽지와 펜이 간이 테이블 위에 구비되어 있었다. 진지하게 소원을 적던 커플 이루어질 수 없는 꿈 조차 이곳에 메달면 그 순간만큼은 기대를 품게 된다. 사랑하는 여친님 사진 공개. 돌이 날아오지 않기만 바랄 뿐. 분수대나 호수에 소원빌며 던져지는 동전은 유럽에서, 소원나무는 일본일까. 시작은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작은 마음, 간절한 바램을 이루어질거라 믿으며 기분을 다독여주는 행위가 아닐까 싶다. 나무에 상처나는 것은 할 말 없지만...... 2007. 4. 10.